"다시 합치자" 제안 거절하고 부양료 소송 건 아내…변호사 "새로운 이혼 사유"
"다시 합치자" 제안 거절하고 부양료 소송 건 아내…변호사 "새로운 이혼 사유"
관계 회복 거부가 새로운 파탄 사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법원의 기각 판결로 이혼하지 못한 남편이 아내로부터 부양료 소송을 당했다면, 이는 오히려 새로운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관계 회복 의사 없이 경제적 의무만 요구하는 행위 자체가 파의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주 출신인 A씨는 대학 시절 서울에서 만난 아내와 혼전임신으로 결혼했다. 하지만 결혼 생활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아내가 남편의 고향인 제주도 생활을 완강히 거부하면서 '지역 차이'가 갈등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결국 A씨 혼자 제주 본가로 내려갔고, 아내와 아이들은 서울에 머무르는 별거 생활이 시작됐다.
견디다 못한 A씨는 아내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주된 책임이 A씨에게 있다"며 기각했다. 그런데 1년 뒤, 아내가 A씨를 상대로 부양료(생활비·양육비 등)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아이들 학원비를 꼬박꼬박 보내주고 있었기에 당혹스러웠다. A씨는 소송을 취하하고 다시 합치자는 제안을 했지만, 아내는 단칼에 거절했다.
이혼 기각됐어도 '새로운 파탄 사유' 생기면 재소송 가능
변호사들은 A씨가 다시 이혼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첫 이혼 소송이 기각됐더라도, 그 이후에 발생한 새로운 사정은 다시 법원의 판단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신진희 변호사는 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 "선행 사건 이후 상대방이 부양료 소송을 제기했고, 별거 해소 의사를 밝혔음에도 이를 거부하는 등 부부관계 회복을 원치 않는 행동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사정변경(선행 소송 이후 발생한 새로운 사정)'을 충분히 주장하고 입증한다면 다시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내가 관계 회복은 거부하면서 부양료만 청구한 행위 자체가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을 보여주는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소송 중에도 부양의무는 유지… 양육권은 자녀 의사가 중요
그렇다면 이혼 소송이 다시 진행되는 동안 A씨는 부양료를 계속 지급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그렇다"고 답했다.
판례는 "부부간 부양의무는 혼인관계의 본질적 의무"라며 "이혼 판결이 확정돼 법률상 혼인관계가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는 부양의무가 소멸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설령 아내가 이혼에 동의해 반소(맞소송)를 제기하더라도, 법적으로 부부인 이상 부양료 지급 의무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신 변호사는 "사연자가 일부 학원비를 부담하고 있더라도 통상의 양육비에 미치지 못한다면 부양료는 인정될 것"이라며 "부양료 판결이 나오면 기존에 주던 학원비는 따로 지급하지 않고, 결정된 부양료만 지급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양육권 문제에 대해서는 아이들의 의사가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재 아내가 아이들을 키우고 있어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법원은 양육환경에 큰 차이가 없다면 자녀의 의사를 매우 중요하게 고려하기 때문이다.
신 변호사는 "요즘에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의 의견도 듣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들이 아빠와 살기를 원한다는 점은 양육권 다툼에서 충분히 유리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