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가해자'라며 2년간 좌표 찍기…SNS 사이버불링, 스토킹으로 처벌될까요?
'2차 가해자'라며 2년간 좌표 찍기…SNS 사이버불링, 스토킹으로 처벌될까요?
"그만두라" 경고하자 '신상 털려 한다'며 공격 더 심해져…변호사들 "복합 범죄, 증거 확보가 핵심"

사이버불링 피해자를 옹호하다 2년간 보복성 괴롭힘을 당한 A씨. 처벌을 위해선 명예훼손, 모욕, 스토킹 혐의 적용과 함께 행위의 반복성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 AI 생성 이미지
A씨는 2년 전, SNS에서 사이버불링을 당하던 다른 이를 옹호했다가 되레 공격의 표적이 됐다. 가해자는 A씨를 '성범죄 옹호자', '2차 가해자'라고 지목하며 2년 가까이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조롱했다.
법적 대응을 예고하자 "신상을 털려 한다"는 누명까지 씌우며 A씨를 압박했다. 이 지긋지긋한 사이버불링을 멈추고 가해자를 처벌할 방법은 없을까?
"공론화 오용 말라" 한마디에…2년간 이어진 '좌표 찍기'
A씨의 고통은 2년 전 시작됐다. B씨가 SNS에서 C씨를 상대로 장기간 사이버불링을 하는 것을 보고, A씨는 "공론화를 오용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후 C씨가 A씨의 글을 공유하자, B씨는 A씨를 'C씨의 편'으로 단정하고 공격을 시작했다.
B씨는 A씨를 향해 "성범죄자를 옹호한다", "통매음 사건의 2차 가해자다" 같은 허위 사실을 퍼뜨렸다. A씨의 게시글을 캡처해 올리며 "수동공격을 할 줄 몰랐다"는 등 조롱과 모욕도 일삼았다. 이런 괴롭힘은 2년 가까이 이어졌다.
법적대응 예고하자 더 심해진 공격…명예훼손·모욕·스토킹 모두 검토 대상
A씨가 "그만둬 달라, 법적 절차로 입장을 대변하겠다"고 밝히자 B씨의 괴롭힘은 오히려 더 심해졌다. A씨의 입장문 게시물마저 인용하며 조롱을 이어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A씨가 법적 대응을 위해 모은 증거들이 B씨 측에 유출되자, B씨와 동조자들은 "신상을 털려 시도했다"는 허위 사실까지 유포하며 A씨를 공격했다.
변호사들은 B씨의 행위가 여러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형법상 모욕, 스토킹처벌법 위반까지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다.
법무법인 로웰 김훈희 변호사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게시물을 반복 게시했다면 명예훼손이 문제 될 수 있고, 경멸적 표현을 지속적으로 게시했다면 모욕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변호사들은 법적 대응 예고 후에도 괴롭힘이 계속된 점에 주목했다.
법무법인 한강 고용준 변호사는 "법적 대응 의사를 밝힌 이후에도 게시물 인용과 조롱이 계속되었다면, 반복성과 고의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고 짚었다.
법적으로 스토킹 범죄는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특정 행위를 해 상대방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킬 때 성립한다. 2년에 걸친 B씨의 행위는 이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있다.
2년간의 괴롭힘, 어떻게 입증하나…'시간순 정리'가 핵심
처벌을 위해서는 2년에 걸친 행위의 반복성과 지속성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다.
변호사들은 증거의 체계적인 수집과 정리를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탄탄 이수천 변호사는 "게시글 원문과 URL, 작성 일시, 계정 정보가 담긴 전체 화면을 캡처하고, 삭제에 대비해 PDF 저장이나 화면 녹화도 해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수집한 증거는 시간순으로 정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법무법인 베테랑 황윤경 변호사는 "사이버불링의 시작, 공격 개시, 중단 요청, 그 이후의 반복된 조롱, 증거 유출 이후의 허위사실 유포까지 시간순으로 구성하면 수사기관이 반복성과 지속성을 파악하기 수월하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한강 이주한 변호사 또한 "이 사건은 게시물 하나만으로 판단하기보다 2년간의 경과와 반복성을 하나의 구조로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초기 고소장 작성과 증거 정리 방식에 따라 사건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사건이 장기간 지속되고 가해자가 다수 얽혀 복잡한 만큼, 여러 변호사들은 초기부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대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