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인이 나가란다고 가게를 그냥 비워줘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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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인이 나가란다고 가게를 그냥 비워줘야 하나요?”

2019. 10. 22 19:5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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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갱신 거절 사유 없다면 10년까지 임차권 보호

계약 만기가 다가오는 게 남의 건물에 세 들어 장사하는 사람들에게는 부담이 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남의 건물에 세 들어 장사하는 사람들은 상가임대차 계약 만기가 다가오면 신경이 곤두선다. 그동안 어렵게 터를 닦아 이제 겨우 장사에 숨통이 트이나 싶었는데, 건물주가 나가라고 하면 난감하다. 건물주가 터무니없이 임대료를 올려 부담을 가중시키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갈등도 잦다. 임대료 문제로 갈등을 빚다가 건물주를 망치로 때려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서울 서촌 '궁중족발' 사건이 대표적이다. 가게를 비우고 나가려고 해도 집주인이 까다롭게 굴면 권리금 회수도 쉽지 않다. 지난해 10월 상가임대차법이 개정돼 임차인이 요구할 수 있는 임차 기간이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났는데도 여전히 옛날 생각을 하는 건물주도 있다.


상담사례를 통해 이러한 경우들에 대한 대처방안을 알아본다.


[건물주에 망치 휘두르는 궁중족발 사장] 2018년 6월 7일 서울 강남구의 한 골목에서 서촌 궁중족발 사장 김모씨가 건물주 이모씨에게 망치를 휘두르는 모습. 이들은 2016년부터 임대료 인상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 /연합뉴스


사례 1. “계약기간 끝났으니 빈손으로 나가라”는 건물주

A씨는 임차한 가게의 5년 계약이 끝나 2년 연장 계약을 했다. 곧 계약 기간이 끝나는 건물주가 "이번에는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며 가게를 빼라고 한다. A씨는 건물주에게 "처음 들어올 때 인테리어 비용으로 1억 원이 들었으니, 4천만 원은 받아야 나가겠다"고 말했다. 건물주는 못 주겠다고 하는 상황. A씨는 “건물주가 나가라면 그냥 나가야 하는지, 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길은 없는지 알고 싶다”고 했다.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특별한 사유 없다면 10년까지 재계약 보장

법무법인 가족의 고영남 변호사는 “임차인의 계약갱신 청구권은 개정 상가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2항에 따라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10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임대차기간이 종료돼도 A씨처럼 전체 임대차기간이 10년이 안 된 경우에는 계약 만료 6개월에서 1개월 전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고, 이때 건물주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갱신청구를 거절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변호사 이제한 법률사무소’의 이제한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임차인의 상가임대차 갱신청구 가능 기간이 5년에서 10년까지 연장된 만큼 갱신거절 사유가 있는지 살펴보고 갱신을 요구하던가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장받으면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변호사는 “A씨와 같은 경우는 상가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도 있으니 관련 규정을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궁중족발' 강제집행 막는 시민단체] 2018년 1월 15일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서촌의 '본가궁중족발' 앞에서 법원 집행관이 강제집행을 하지 못하도록 가게 앞을 막아서고 있다. /연합뉴스

"인테리어 비용, '유익비(건물 가치를 높이는데 쓴 돈) 상환' 청구 가능"

고 변호사는 “건물주의 갱신거절이 정당해 임대차가 종료되는 경우라도 임차인은 건물주를 상대로 비용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며 “A씨의 경우 인테리어 비용 등이 임차건물의 객관적 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하여 투입된 비용이라면 그에 따른 유익비 상환청구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임대차 종료 시 임차인은 새로운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회수할 수도 있으며, 건물주가 이를 방해할 경우 건물주에게 손해배상청구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유익비란 임차인이 임차물의 객관적 가치를 증가시키기 위하여 투입한 비용을 말한다. 임차인이 주관적 취미나 특수한 목적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은 유익비에 포함되지 않는다.


법무법인 승우 변형관 변호사는 “A씨의 상황에서는 새로운 임차인을 주선하여 권리금을 받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고도 직접적인 피해 보상 방법이 될 것”이라며 “만약 새로운 임차인을 주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건물주가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을 거절한다면 건물주를 상대로 권리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례 2. 권리금 받고 넘기려는데⋯ 건물주 "새 임차인과 계약 못 해줘"

C씨는 현재 치킨집을 운영하는 임차인이다. 계약 만료가 4개월도 남지 않아 새로운 임차인을 구해 권리금을 받고 넘기려 하고 있다. 그런데 건물주가 치킨집이나 고기집에 대해서는 계약을 해줄 수 없다고 한다. 또 새로운 임차인에게 받는 임대료도 터무니없이 올려 받으려고 하고 있다. C씨는 “이러한 것들을 건물주가 새로운 임차인을 거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만약 소송한다면 이길 수 있는지 등을 알고 싶다”며 변호사 도움을 구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 국회 통과] 2018년 9월 20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의결되고 있다. /연합뉴스

"권리금 회수 방해로 보여⋯ 승소 가능성 있다"

법무법인 지후 민태호 변호사는 “C씨의 경우는 권리금 회수 방해에 이를 정도일 것 같다”며 “증거를 계속 수집하고 내용증명을 보내서 답변을 얻어 보는 것도 한 방법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그는 만약 소송을 하면 승소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변호사 채혜선 법률사무소’의 채혜선 변호사도 “C씨가 말한 내용으로 보아 건물주가 정당한 사유 없이 새로운 임차인과의 계약을 거부하여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방해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는 다만 적절한 권리금이 얼마인지 감정을 했을 때 감정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비츠로 정현우 변호사는 “건물주가 새로운 임차인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거나 주변 시세에 비해 현저히 높은 임대료를 요구함으로써 계약을 포기하게 만드는 등의 수단을 사용하여 권리금 방해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C씨의 경우는 정당한 사유가 없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방해하고 있는 것이라는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 조재평 법률사무소’의 조재평 변호사는 “소송에 대비해 새로운 임차인과의 권리금계약에 대한 증거도 확보해두고, 내용증명도 보내라”며 “그럼에도 협조가 되지 않으면 나중에 소송을 하면 되는데, 다만 권리금 부분은 소송 중에 감정이 들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서앤율 정병주 변호사는 “기존보다 40% 정도 높은 임대료를 요구하는 경우 실질적으로 권리금 방해행위라고 판단된 사례가 있다”며 “여러 가지를 종합하였을 때 건물주의 행동은 권리금회수 방해 행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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