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얼굴 되니 살만 빼면 돼요" 1년간 성희롱하고도 징계에 불복한 교육청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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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얼굴 되니 살만 빼면 돼요" 1년간 성희롱하고도 징계에 불복한 교육청 팀장

2025. 09. 12 17:09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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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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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벼운 징계 '견책'마저 억울하다며 소송

여직원에 "살 빼라" 발언 일삼은 교육청 간부. 견책 징계에 불복했지만, 법원은 소송을 기각했다. /셔터스톡

부하 여직원에게 1년간 '살을 빼라' 등 외모 평가를 일삼은 교육청 간부가 견책 징계를 받았다. 그는 "친근함의 표현이었고, 오히려 피해자가 사기 전과자"라며 징계 취소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020년, 경기도양평교육지원청의 한 부서에서 팀장으로 근무하던 A씨는 부하 직원인 B씨와 업무용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가 건넨 말은 업무와 거리가 멀었다. 두 사람의 대화 기록은 1년간 이어진 불편한 조언들로 가득했다.


"얼굴이 되니 살만 빼면 돼요. 살빼면 보는 시선이 달라져요." (2020. 11. 17.)

"C(다른 피해자)는 귀엽죠 살만 빼면. 센스도 있고." (2021. 2. 10.)

"우리는 결혼은 못하지만 커플이잖아요 잘 맞는 커플." (2020. 12. 31.)

"여자들 변비 없는 사람이 있어요? B는 없어요?" (2021. 1. 27.)


결국 B씨는 2023년, A씨를 성희롱으로 신고했다. 교육지원청 심의위원회는 이를 성희롱으로 판단했고, A씨는 공무원으로서 가장 가벼운 징계인 견책 처분을 받았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징계를 취소해달라"며 법원의 문을 두드렸다.


상사의 항변 "친밀감의 표현, 피해자는 사기꾼"

A씨는 법정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피해자와 매우 친밀한 관계였고, 이런 대화는 상호 양해된 농담 수준이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그는 충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피해자 B씨가 사실은 거액의 투자 사기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전과자이며, 자신과의 금전 문제로 합의금을 뜯어내기 위해 허위 신고를 했다는 주장이었다. B씨가 자신을 협박할 목적으로 성희롱이라는 누명을 씌웠다는 것이다.


법원의 일침 "피해자의 사생활과 성희롱은 별개의 문제"

하지만 수원지방법원 제2행정부(재판장 김태환)의 판단은 단호했다.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모두 기각하며 견책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먼저 A씨의 발언들이 명백한 성희롱이라고 선을 그었다.


법원은 "원고(A씨)는 상급자의 지위를 이용해 약 6개월에 걸쳐 반복적으로 피해자의 외모를 직접적으로 지적·평가하고, 성차별적 발언을 했다"며, 이는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라고 명시했다.


특히 재판부는 A씨가 꺼내 든 '피해자 흠집 내기' 전략에 쐐기를 박았다. 법원은 B씨의 사기 전과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이 사건의 본질을 흐릴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성희롱 피해자는 여러 불안감으로 신고를 늦추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B씨가 다른 사건으로 처벌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그녀가 겪은 성희롱 피해 사실 자체가 거짓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명확히 했다.


법원은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장기간에 걸쳐 저지른 비위의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않다며, 가장 낮은 수위의 징계인 견책은 재량권을 벗어난 과도한 처벌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참고] 수원지방법원 2024구합61231 판결문 (2025. 2. 6.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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