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 들고 튄 '그 사람'이 잡혔다고 연락이 왔다, 20년 만에⋯
내 돈 들고 튄 '그 사람'이 잡혔다고 연락이 왔다, 20년 만에⋯
20년 전 사건인데⋯공소시효 끝나지 않은 이유는 '해외 도피'
변호사들 "기소중지 되면 저절로 공소시효도 정지된다"
민사적으로는 돈 받긴 어려워⋯합의 과정이 중요

사기로 고소했던 사람이 잡혔다는 소식을 듣게 된 A씨. 전혀 생각지도 않던 일이다. 그는 20년 전 해외로 도망가 행방불명됐기 때문이다. /셔터스톡
2021년 새해. A씨에게 전혀 생각지도 않던 일이 벌어졌다.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는데, A씨가 사기로 고소했던 사람이 잡혔다는 것이다. A씨는 잡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아 그저 잊고 살았다. 20년 전인 2001년에 발생했던 일이고, 사기꾼은 해외로 도망가 행방불명 처리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사람이 잡혔다니.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너무 오래된 일이라 당시 상황 등도 가물가물한 상황. 이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당시에 A씨가 고소한 내용과 차용증 등 증거 등은 확인했다. 하지만 소송과 관련해 기억나는 게 거의 없다.
"20년 전 사건인데 어떻게 잡을 수 있던 거지?" 의문도 들지만, 이제 A씨가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도 궁금하다.
일단 사기죄의 공소시효는 10년이다. 다만, 2007년 12월 31일 전에 발생한 범죄에 대해서는 7년의 공소시효가 적용된다.
A씨 사건은 무려 20년 전 발생해, 이미 공소시효를 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왜 A씨에게 연락이 온 걸까.
법무법인 선린 강남 분사무소의 주명호 변호사는 "2001년 당시에 피의자(A씨가 사기 혐의로 고소한 사람)가 해외로 도피함에 따라 기소중지 됐던 것 같다"며 "이에 따라 당연히 공소시효도 정지된다"고 했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도 "경찰서에서 A씨에게 연락이 온 것으로 보아, 최근 피의자의 신병이 확보돼 수사가 다시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즉, 피의자가 해외로 도피하면서 기소 중지될 때 공소시효도 함께 중지됐기 때문에, 20년이 흘렀어도 공소시효가 남아있게 됐고, 이에 따라 수사가 재개된 것이다.
다만, 민사적으로는 소멸시효가 완성됐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반적으로 차용금 등과 같은 채권의 소멸시효는 10년이다.
그러므로 이 기간이 지나기 전에 민사소송 결과를 받았어야 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판결의 효력도 10년만 유지되기 때문에, 판결문을 받은 지 10년이 지나기 전에 다시 한번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이런 조치를 별도로 취하지 않았다면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변호사들은 분석했다.
하지만 사기꾼에 대한 수사가 재개된 만큼 A씨가 채권을 회수할 길은 있다.
김명수 변호사는 "민사적으로 채무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하더라도 형사 절차 내에서는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해 합의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합의를 한다면, 과거의 채무 전액을 인정하는 내용이 포함된 합의서를 작성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이를테면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무에 대한 시효이익을 포기한다"와 같은 내용을 포함하면, 추후 이를 근거로 민사청구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예, 합의 과정에서 합의금을 받아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한 변호사도 있다.
주명호 변호사는 "수사가 재개됐으니 A씨는 지금이라도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면 충분한 합의금을 받는 것이 최선이라고 보여진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