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 59분까지 망치로 쾅쾅… 소음 지옥 만든 이웃, 형사처벌 가능성은?
11시 59분까지 망치로 쾅쾅… 소음 지옥 만든 이웃, 형사처벌 가능성은?
1년 넘는 새벽 소음 지옥
'자백 증거' 들고 법정으로 향한 피해자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새벽마다 1년 넘게 쇠망치 소리를 내며 "예민하면 이사 가라"는 조롱성 쪽지까지 남긴 이웃.
결국 정신과 치료를 받다 집을 떠나기로 한 피해자가 법적 대응에 나섰다.
'자백 쪽지'와 경찰 출동 기록 등 명백한 증거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단순 층간소음을 넘어선 '스토킹 범죄' 적용 가능성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피해자는 과연 소음 지옥에서 벗어나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12시 되면 멈출게"…조롱인가, 범죄의 증거인가
평온해야 할 보금자리가 지옥으로 변한 것은 약 1년 5개월 전부터였다.
피해자 A씨는 옆집에서 발생하는 소음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소음은 주로 모두가 잠든 새벽 시간대(00시~07시)에 집중됐다.
쇠공구를 달그락거리는 소리, 망치질, 정체불명의 운동 소음, 심지어 고성방가까지 이어졌다.
A씨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결국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신경안정제를 처방받는 신세가 됐다.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한 A씨는 결국 살던 집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가해 이웃의 태도는 상식 밖이었다.
그는 A씨에게 "12시~7시는 조심하되 나머지 시간은 시끄러워도 양해 바라며, 예민하면 이사 가라"는 내용의 쪽지를 남겨 스스로 소음 유발 사실을 인정했다.
심지어 마치 시간을 재는 듯 11시 59분까지 시끄럽게 굴다 정확히 12시 정각에 소음을 멈추는 기행을 반복했다.
A씨가 경찰에 신고하자 출동한 경찰에게 "가세요!"라며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음성 녹음도 확보했다.
수차례의 경찰 출동 기록과 관리사무소 민원 내역, 심지어 관리실로부터 받은 '피해 사실 인정' 메일까지, 법적 다툼을 위한 증거는 차곡차곡 쌓였다.
'스토킹' 형사처벌 가능? 엇갈리는 법조계 시선
A씨의 가장 큰 고민은 이 지독한 괴롭힘을 어떤 법의 잣대로 심판할 것인가이다.
최근 판례를 근거로 '스토킹처벌법' 적용이 가능하다는 적극적인 의견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선다.
법무법인 엘리트의 이준호 변호사는 스토킹 범죄 인정 가능성을 '매우 높다'고 보았다.
그는 "'예민하면 이사 가라'는 자백 성격의 쪽지, 특정 시간을 노린 소음(11시 59분), 경찰에 대한 비협조적 태도는 가해자의 불법적 의도를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입니다"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태희 민경남 변호사 역시 "지속적이고 고의적인 소음 유발 행위는 상대방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스토킹 범죄로 인정되어 무겁게 처벌되는 추세이므로 정식 데시벨 측정값이 없더라도 경찰 출동 내역과 관리실 민원 접수 기록을 종합하여 스토킹 처벌법 위반으로 강력한 형사 고소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라며 강력한 형사 고소를 조언했다.
반면, 소음 자체만으로 스토킹 범죄를 구성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의 서아람 변호사는 "단순히 옆집에서 소음을 반복적으로 발생시키는 행위만으로는 일반적으로 스토킹 구성요건에 해당하기 어렵습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법률사무소 조이 윤관열 변호사 역시 "단순 층간소음만으로 스토킹처벌법 적용이 되기는 어렵고, 특정인을 상대로 공포심을 유발할 목적의 지속적 괴롭힘이 명확히 입증되어야 합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견해차 속에서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는 시각도 존재한다.
법무법인 도모의 고준용 변호사는 "형사상 스토킹처벌법 적용은 층간소음 사안에서 쉽지 않으나, 가해자의 의도적 시간 맞춤 소음, 조롱성 쪽지, 비협조적 태도 등은 단순 소음 유발을 넘어 공포심 유발 의도를 가진 괴롭힘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합니다"라고 분석하며, 전제 조건을 달아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민사소송은 '승소 유력'…현실적 보상 방안은?
형사 처벌에 대한 의견은 갈렸지만,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대부분의 변호사가 '승소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데시벨 측정값 같은 객관적 수치가 없더라도, 법원은 소음의 반복성, 지속성, 시간대, 생활 침해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인한도(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었는지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평정 이시완 변호사는 "가해자의 자백성 쪽지, 경찰 출동 기록, 관리실의 피해 인정 메일, 정신과 진료 내역은 수인한도 초과를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가해자의 자백성 쪽지, 새벽 시간대 집중된 소음, 정신과 진료 기록 등은 수인한도를 넘었다는 명백한 증거가 될 수 있다.
이를 근거로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와 이사 비용, 부동산 중개수수료 등 실질적인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만 여러 변호사들은 위자료 액수가 통상 수백만 원 내외에서 결정되고, 이사 비용 등은 소음과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일부만 인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법조계는 민사소송을 중심으로 대응하며 형사 고소를 압박 카드로 활용하는 전략을 추천했다.
윤관열 변호사는 "형사는 보조수단으로 검토하고 실질적 구제는 민사 중심으로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입니다"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