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면 경제력 없다고 양육권 빼앗길까요?" 전업주부의 고민
"이혼하면 경제력 없다고 양육권 빼앗길까요?" 전업주부의 고민
이혼 예정인 부부가 둘다 양육권 주장 한다면⋯ '합의 이혼' 불가
양육권은 경제력과 별개로 자녀가 성장하는 모든 요소 고려해 판단

부모가 이혼하면서 자신의 양육권을 놓고 다투자 아이가 슬픔에 잠겨있다. /셔터스톡
미성년자 자녀가 있는 부부가 이혼하게 됐을 때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자녀 양육권을 누가 갖느냐다. 배우자와 헤어지더라도 아이만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부부 양쪽이 양육권을 주장한다면 합의 이혼은 불가능해지고, 법원이 양육자를 결정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혼할 때 법원이 양육권을 결정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이혼 소송에서 미성년자녀의 양육권이 부모 중 어느 쪽으로 가느냐는 두 사람의 경제적 능력에 좌우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경제력이 자녀의 양육자로 지정되는데 중요한 고려 사항이긴 하다. 하지만 법원이 양육권을 결정할 때는 두 사람의 경제적 능력만을 생각하지는 않는다. 자녀의 성장과 복지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소를 종합해 판단한다.
자녀의 성장 환경 조성에 누가 더 안정적이고, 더 도움이 될 수 있을지가 법원의 주요 판단 기준이라 할 수 있다. 이때 고려되는 것이 경제력, 자녀와의 정서적 유대감, 보조양육자 유무, 안정적 거주 여부 등이다. 미성년자녀가 만 13세 이상이라면 아이의 의견이 더욱 적극 반영된다.
대법원 판례는 ‘부모가 이혼함에 따라 미성년자녀의 친권 및 양육자를 정해야 할 때는 △미성년자녀의 성별과 연령 △그에 대한 부모의 애정과 양육 의사 △양육에 필요한 경제적 능력 △자녀와의 친밀도 △자녀의 의사 등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미성년자녀의 성장과 복지에 가장 도움이 되고 적합한 방향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이제 사례를 통해 양육권 결정에 관한 기준을 자세히 알아보자.
사례1
A씨(여)는 결혼 7년 차로 두 명의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다. 한 아이는 여섯 살이고 둘째는 생후 7개월이 됐다. 남편 B씨와는 성격이 달라 결혼 초부터 다툼이 많았지만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며 살았는데, B씨는 세월이 흐를수록 폭력성이 커졌다. 신혼 초 소리를 지르던 게 이제는 일 년에 서너 번 이상 뭔가를 집어던지며 부부싸움을 했다. 이 때문에 방 문이 부서지고 식탁 의자 네 개가 다 망가졌다. 아이 보행기, 공기청정기 할 것 없이 손에 잡히는 대로 집어 던져 집안에 성한 것이 남아나지 않을 정도다. B씨도 자신의 이러한 모습을 인정하고 최근 이혼에 동의했다. 양육권을 결정하기 위해 B씨가 큰아이를 불러 “누구랑 살고 싶냐”고 물으니 아이는 “엄마와 살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B씨는 둘째 아이를 자기가 데려가겠다고 주장한다. A씨는 남편의 폭력성과 육아에 대한 관심 등을 감안할 때, 두 아이 모두 자신이 키우는 게 아이들을 위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A씨는 대기업 근무 경력이 6년 정도 있고, 다시 직장을 구한다면 연봉 5000만원 정도는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A씨는 이러한 상황에서 이혼 소송을 할 경우 두 아이의 양육권을 모두 자신이 가져올 수 있을지 알고 싶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의담의 박상우 변호사는 “남편의 폭력적인 성향은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한다”며 “A씨의 경우 그동안의 자녀 양육형태, 경제적 능력, 양육보조자 등의 사정을 감안할 때 자녀 두 명 모두의 친권과 양육권을 가져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답변했다.
법무법인 세현의 조현정 변호사도 “A씨의 경력과 소득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 그동안 아이를 양육해온 사정, 법원이 자녀들의 분리양육에 부정적인 면을 고려한다면 아이들의 양육권자로 지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혼 소송으로 진행하는 경우 남편의 폭력적인 행동들에 대한 증거가 있다면 위자료 청구도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가족 고영남 변호사는 “이혼으로 미성년자녀의 양육자를 정해야 할 때는 양육에 필요한 경제적 능력뿐 아니라 자녀와의 친밀도, 자녀의 의사 등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녀의 성장과 복지에 가장 도움이 되고 적합한 방향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며 “A씨는 자신이 남편보다 아이들과의 관계, 애정, 친밀도, 경제적 능력, 양육 환경 등이 훨씬 좋고, 아이들 또한 엄마와 함께 살기를 원한다는 점을 법원에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례2
C(26·여)씨는 자기보다 18살 많은 남편 D씨와 살고 있다. 둘 사이에는 태어난 지 7개월 된 딸이 하나 있다. 두 사람은 1년전 쯤 이 아이가 생기면서 결혼하게 됐다. 그렇지만 결혼 생활은 평탄치 않다. 부부는 임신 기간 때부터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럴 때면 D씨가 욕을 하거나 소리를 지르는 경우가 많았다. 얼마 전에는 다투는 도중 D씨가 아기를 안고 있는 C씨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밀치기까지 해 이혼 얘기가 나오게 됐다. 그런데 두 사람이 모두 아이를 자기가 데려가겠다고 해 합의이혼은 어렵게 된 상황이다. D씨는 월수입이 600만~800만원 되고, C씨는 전업주부다. C씨는 자기에게 경제적 능력이 없어 아이를 빼앗길까 걱정한다. C씨는 “자격증이 있이 취업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양육권을 가져올 수 있을지, 양육권을 가져온다면 양육비는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알고 싶다”며 변호사에게 자문했다.
서울종합 법무법인 박준성 변호사는 “협의이혼이 되지 않을 땐 이혼 소송으로 갈수밖에 없는데, 이때 양육권은 자녀의 복리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게 되나 양육 의지가 확실하다면 통상 어머니 쪽으로 많이 지정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C씨가 아이를 양육할 경우 D씨로부터 받을 수 있는 양육비는 매달 130만~ 150만원 정도가 될 것으로 산정된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인순 변호사는 “부모 쌍방이 모두 양육 의지가 강해 아기의 양육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혼 소송을 통해 해결할 수 밖에 없다”며 “C씨가 양육자로 지정될 경우 D씨의 세전소득 기준시 129만 4000원 내지 138만 8000원 정도에서 양육비를 받을 수 있다”고 답변했다.
경인법무법인 부천지사 김세라 변호사는 “아직 자녀가 많이 어리고 여자 아이이기 때문에 양육권을 남편에게 빼앗길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C씨의 경제력이 없어 재판 과정에서 꾸준히 취업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 그에 대한 결실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