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상관 지시로 공문서 위조했는데, 따를 의무 없는 명령이라니...
군대에서 상관 지시로 공문서 위조했는데, 따를 의무 없는 명령이라니...

이미지 출처:셔터스톡
군인인 A씨는 소속 부대장의 지시에 따라 문서를 위조하여 공문서위조 혐의로 징계 위기에 처했습니다. A씨와 관계없는 타 부서에서 문서를 분실했는데, 부대장이 A씨를 계속 압박해 공문서를 위조하게 된 것입니다. A씨는 상관의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 것이 군인의 의무이기에 이를 거부해도 되는지 몰랐고, 현실적으로 거부하는 것이 무척 어려웠다고 호소했습니다.
군의 견고한 조직력이 곧 국가의 국방력과도 같게 여겨지는 특수성상, 군 조직의 상명하복 관계는 두텁게 존중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관의 명령이라도 그것이 명백히 위법한 것이라면 따를 의무가 없다는 게 우리 판례의 일관된 입장인데요. 위법의 정도가 경미하다 하더라도 그러한 명령은 구속력을 가지지 않고, 따라서 이를 따른 사람의 행위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게 됩니다.
법률사무소 안심의 고봉주 변호사는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 관계에서 상당한 압박을 받았기 때문에 적법행위로 나아갈 기대가능성이 없어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다퉈볼 여지는 있으나, 현실적으로 이 주장이 받아들여지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독일에서는 ‘위법하지만 구속력 있는 명령’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관련 논의가 이뤄지기도 하였는데요.
최관호 순천대학교 교수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논문 ‘위법하지만 구속력 있는 명령에 복종한 행위의 위법성 판단’에서 “독일 군인법(SG)과 군형법(WStG)에서 범죄를 행하라는 명령은 구속력이 없지만, 민사상 권리침해나 행정범죄 또는 징계범죄를 행하라는 명령은 구속력을 가진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런 견해에 따르면 사안에서 A씨는 구속력 있는 명령에 복종하였기 때문에 정당행위를 한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데요. 다만 이 주장은 국내 학자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