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야동 몰랐다면 처벌 피한다… ‘고의성·즉시 삭제’가 무죄 관건
미성년자 야동 몰랐다면 처벌 피한다… ‘고의성·즉시 삭제’가 무죄 관건
영상 속 인물 “처벌하러 간다” 선언
알고보니 '공갈' 가능성?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성인물 사이트에서 받은 영상 속 인물이 “나는 미성년자”라며 처벌을 예고해 다운로더가 공포에 빠졌다. 법률 전문가들은 미성년자임을 ‘알고’ 소지한 것이 아니라면 처벌이 어렵고, 오히려 협박을 통한 '공갈범'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법원 역시 다운로드 경위와 즉시 삭제 여부를 따져 무죄를 선고한 바 있어, 고의성 입증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처벌시키러 가는 중"…SNS 한 줄에 무너진 일상
평범한 일상은 한순간에 악몽이 됐다. 자주 이용하던 성인물 사이트에서 익숙한 얼굴의 영상을 여러 개 내려받은 A씨. 며칠 뒤, 영상 속 인물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짧은 글이 그의 심장을 멈추게 했다.
"자기 미성년자라고 자기 야동 유포하거나 본사람 처벌시키러 가는중이라고 올렸습니다." 아청법 위반이라는 공포에 휩싸인 A씨는 즉시 모든 파일을 삭제했지만, 디지털 포렌식으로 기록이 복원될 수 있다는 생각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법원 "'알고' 받았나, 받자마자 지웠나"…무죄 가른 '두 가지 잣대'
A씨의 사례처럼 의도치 않게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접했을 때, 처벌 여부를 가르는 핵심 기준은 '고의성'이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제11조는 명확히 "아동·청소년성착취물임을 알면서 이를 소지·시청한 자"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한다.
법원은 이 '알면서'라는 요건을 매우 엄격하게 판단한다. 실제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은 유사 사건에 무죄를 선고하며, 유죄가 성립하려면 "다운로드 받을 당시의 파일 이름이나 해당 파일을 다운로드한 웹사이트의 운영방식 등 피고인이 파일을 다운로드할 무렵의 전후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이 해당 파일이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라는 점을 인식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한 '소지'의 개념에 대해서도 같은 판결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파일을 내려받은 후 1회 시청하고 바로 삭제하였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이 이 사건 파일을 반복적으로 시청하는 등 계속하여 지배·관리하였다는 점에 관한 증거는 없다"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즉, 미성년자임을 몰랐고, 알게 된 즉시 삭제했다면 처벌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변호사들 "공갈범 의심…섣부른 걱정보다 증거 확보해야"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처벌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입을 모은다. 오히려 영상 속 인물의 행동이 다른 범죄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조기현 변호사는 "상대방은 공갈범으로 보입니다"라며 "상대방과 연락을 차단하고 무시하시면 됩니다"라고 단호하게 조언했다.
만약 수사가 시작되더라도 방어할 방법은 충분하다. 이동현 변호사는 "대부분의 피의자는 '미성년자인지 모르고 다운받았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기에, 미성년자라고 몰랐다는 사실에 대해서 직, 간접적인 자료를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조언했다.
성인물 사이트에서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백서준 변호사 역시 "똑같은 사건에서 최근 무혐의 받아냈습니디"라며 억울하게 혐의를 받았다면 적극적인 법적 대응으로 충분히 무죄를 입증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