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 아무도 나 못 건든다" 현실 '범죄와의 전쟁' 찍은 폭언 사장님의 최후
[단독] "경찰 아무도 나 못 건든다" 현실 '범죄와의 전쟁' 찍은 폭언 사장님의 최후
인터넷 끊겨 분노한 배달업체 사장
"깡패 20년" 자처하며 살해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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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영화 속에서나 나올법한 대사가 2024년, 대구의 한 배달대행업체 사무실에 쏟아졌다. 요금 미납으로 인터넷이 끊기자, 배달업체 사장 A씨는 수화기 너머의 30대 남성 B씨에게 서슬 퍼런 협박을 쏟아냈다.
A씨가 내뱉은 말들은 단순한 분노 표출을 넘어, 한 가족의 일상을 송두리째 파괴할 듯한 공포 그 자체였다.
인터넷 요금 미납이 불러온 광기
사건의 발단은 사소했다. 2024년 9월 5일, A씨는 자신의 배달대행업체 인터넷이 요금 미납으로 끊긴 사실을 알게 됐다. 격분한 A씨는 인터넷 설치 기사의 아들인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손해를 보상하라며 으름장을 놓았다. B씨가 이를 거절하자, A씨의 분노는 순식간에 광기로 돌변했다.
수화기 너머로 쏟아진 A씨의 말들은 판결문에 고스란히 박제됐다. A씨는 스스로를 '깡패 20년 한 사람'이라 칭하며 B씨를 나락으로 떨어뜨릴 듯 협박했다.
> "동생 XX 찾고 있으니까, 깡패 20년 했는 사람 얼마나 무서운지 봬줄게."
위협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B씨의 가족에게로 향했다. A씨는 B씨 아내의 실명을 거론하며 조롱하듯 물었고, 급기야 입에 담기조차 힘든 끔찍한 말들을 쏟아냈다.
> "너그 마누라 이름 올라와 기분 이제 좀 나쁘나? … 너그 엄마 배에 칼 넣어줄까? … 너그 마누라 모가지 끊어 부기 전에."
A씨의 폭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A씨는 법과 공권력을 비웃으며 자신이 무소불위의 존재임을 과시했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A씨는 경찰조차 자신을 어찌할 수 없다고 장담했다.
> "무서우면 경찰 대동해가 오라. 다들 계보도 없어가 안 잡혀가니까. X같은 상황 오늘 내 다 만들어줄게. 진경찰서 아무도 내 못 건든다."
A씨는 마치 실제 행동에 나설 것처럼 "아들 출발한다. 사람 가니까 알아서 감당해라"며 공포를 극대화했고, "혀 반토막 낼라 캤다. 안 죽는다. 혀 끊어도"라며 신체에 직접적인 위해를 가할 듯한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A씨의 최종 목표는 돈이었다. A씨는 이 모든 협박의 대가로 680만 원을 요구했다.
> "돈 보내라. 돈 도착하기 전에 인터넷 끊기면 너그 XXX 다 끊길 줄알아. 680만 원 너거 뺏어 내야 되니까."
법원의 판결, 그리고 "피해자의 차분한 대응"
B씨는 A씨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결국 A씨의 범행은 '공갈미수'로 막을 내렸다. 법정에 선 A씨에게 대구지방법원 안경록 판사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 이유를 설명하며 A씨의 과거 전력을 지적했다. "폭력 범죄로 인한 벌금형 4회를 비롯하여 각종 처벌전력이 다수 있는 점,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한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명시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에게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그 이유가 인상 깊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이 돈을 뜯어내려는 목적보다는 "분노 표출에 주된 동기와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가 주목한 것은 피해자 B씨의 태도였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차분한 대응으로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을 A씨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쏟아지는 살해 협박과 가족을 향한 위협 속에서도 끝까지 평정심을 잃지 않았던 피해자의 대응이, 역설적으로 가해자의 형량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친 셈이다.
[참고] 대구지방법원 2024고단5625 판결문 (2025. 4. 17.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