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인 송환 정보 숨기기" 법무부 패소...법원 "국민 알 권리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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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인 송환 정보 숨기기" 법무부 패소...법원 "국민 알 권리 우선"

2025. 06. 22 17:07 작성
박국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gg.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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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밀수 수감자가 공범 송환 현황 공개 요구

법원 "국가기밀 명분으론 무조건 거부 불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마약 밀수 혐의로 복역 중인 수감자가 공범의 범죄인 송환 절차에 관한 정보공개를 요구했으나 법무부가 이를 거부한 처분에 대해 법원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은 국가기밀을 이유로 한 무조건적 정보 비공개는 허용되지 않으며, 구체적이고 명백한 국익 침해 위험성이 입증되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고은설)는 마약 밀수로 수감 중인 A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캄보디아에서 활동하던 필로폰 공급책으로, 공범과 함께 1억원 상당의 필로폰 약 2kg을 국내로 들여온 혐의로 2021년 11월 징역 15년을 확정받고 복역 중이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캄보디아에 살던 지인 B씨가 건강식품과 특산품을 보낸다 해서 받으려 했을 뿐, 그 안에 필로폰이 들어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A씨는 B씨를 대전지검에 고발했으나, 검찰은 "B씨가 해외로 출국해 소재를 알 수 없다"며 기소 중지 처분을 내렸다.


이에 A씨는 2023년 10월 법무부에 B씨의 국내 송환 여부와 예정 시점, 송환 관련 진행 중인 절차 등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청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해당 정보가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며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법무부의 이러한 판단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2호의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라는 비공개 사유를 근거로 한 것이었다.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주며 법무부의 정보공개 거부 처분을 취소했다. 재판부는 "A씨가 공개를 요청한 정보가 외교 관계에 관한 정보인 것은 명백하지만, 정보 공개로 침해될 우려가 있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이 무엇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어 "범죄인 인도 관련 정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비공개할 경우 국민의 알 권리와 정보공개법의 취지가 무시될 우려가 크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또한 "해당 정보가 공개된다고 해서 수사기관의 직무 수행이 현저히 곤란해진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사건 처분으로 보호하려는 공익이, 침해되는 A씨의 사익보다 우월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범죄인 송환 절차에서도 일정 수준의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추상적 우려만으로는 정보공개를 거부할 수 없다는 법리를 확립한 것이다.


이번 판결에서 주목할 점은 정보공개 청구인이 일반 국민이 아닌 수감자라는 점이다. A씨는 공범 B씨를 고발했으나 검찰이 "소재 불명"을 이유로 기소 중지 처분을 내리자, 범죄인 송환 절차 진행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법원의 승소 판결은 수감자라 하더라도 자신의 사건과 관련된 정보에 대해서는 정당한 이익이 있으며, 이러한 이익이 국가의 추상적 우려보다 우선할 수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정보공개법은 '공개가 원칙, 비공개가 예외'라는 기본 원칙을 채택하고 있다. 정부 기관이 정보 공개를 거부하려면 구체적이고 명백한 비공개 사유를 입증해야 한다. 이번 판결은 정부 기관의 정보공개 거부 처분에 대한 법원의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법원은 비공개 사유에 대한 엄격한 입증 책임을 정부 기관에 부과하며, 범죄인 송환과 같은 민감한 외교·수사 영역에서도 무조건적 비공개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이번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은 범죄인 송환 절차의 투명성과 국가기밀의 경계를 명확히 하고, 수감자의 정보공개 청구권과 방어권 보장에 대한 중요한 법리를 확립했다. 법원은 정보공개법의 '공개가 원칙, 비공개가 예외'라는 기본 원칙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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