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생 횡령 고소했다가 덜미 잡힌 빽다방 점주⋯근로계약서에 이 조항 넣으면 처벌됩니다
알바생 횡령 고소했다가 덜미 잡힌 빽다방 점주⋯근로계약서에 이 조항 넣으면 처벌됩니다
"중도 퇴사 시 급여 삭감·매출 손해액 배상" 약정은 엄연한 불법
알바생 동의했어도 처음부터 무효

남은 음료를 가져간 알바생을 고소했던 빽다방 점주가 임금체불과 부당한 근로계약서 조항으로 형사입건됐다. /연합뉴스
퇴근길에 남은 음료 3잔을 가져갔다는 이유로 아르바이트생을 '업무상 횡령'으로 고소한 빽다방 사장님의 소식이 전해졌다.
"제조 실수로 인한 폐기 대상이었고 평소에도 직원들이 알아서 처리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던 알바생의 사연이 알려지자 여론이 들끓었고, 사장님은 결국 고소를 취하했다.
하지만 반전은 고용노동부의 집중 기획감독에서 드러났다. 해당 점포 사장님이 5인 미만 사업장 규제를 악용하려 커피전문점과 디저트 매장을 쪼개서 운영하며, 알바생 49명의 임금 약 300만 원을 떼어먹은 사실이 적발된 것이다.
그리고 사장님에게 결정적인 치명타를 날린 '자충수'는 바로 근로계약서였다. 근로계약서에 부당한 손해배상 약정을 넣었다가 노동부로부터 형사입건까지 당했다.
무심코 적은 계약서 문구 하나가 어떻게 사장님을 범죄자로 만들었는지, 알바생은 어떤 문구를 조심해야 하는지 법적 쟁점을 파헤쳐 봤다.
"계약 어기면 배상해!" 근로계약서 손배약정, 진짜 처벌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근로계약서에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해두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며 형사처벌 대상이다.
우리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명시하여 위약예정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근로기준법 제114조 제1호에 따라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특히 이 죄는 임금체불과 달리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기 때문에, 피해 근로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선처하더라도 기소를 피할 수 없다.
실무상으로는 이 조항 하나만 단독으로 걸리기보다는 임금체불, 휴게시간 미부여 등 다른 위반 사항과 함께 적발되어 경합범으로 가중 처벌을 받는 경우가 많다.
법이 이를 엄격히 금지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근로자가 부당한 위약금 덫에 묶여 억지로 일을 계속 강요당하거나 퇴사 자유를 빼앗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번 사건의 점주 역시 "3개월 이전 퇴사 시 급여의 90%만 지급한다"거나 "계약 불이행 시 매출 피해액을 산정해 배상한다"는 조항을 넣었다가 위약예정금지 위반으로 형사입건되었다.
알바생이라면 무조건 걸러야 할 '독소조항' 블랙리스트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때 근로계약서에 부당한 조항이 있다면, 사장님이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는 뜻이니 반드시 피해야 한다.
먼저, 계약기간 미준수 시 급여를 삭감하는 유형이 있다.
"1년을 채우지 못하면 마지막 달 30일분 급여는 최저시급으로 계산한다"거나 "급작스럽게 퇴사하면 잔여 근무일은 최저시급을 적용한다"는 조항은 약정 임금과의 차액만큼 위약금을 묻는 것과 같아 명백히 위법하다.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하는 유형도 빈번하다. "고의로 상품이나 현금을 유용하면 100배로 배상하고, 급여에서 즉시 공제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식의 조항은 실제 손해액과 무관하게 배상을 강제하므로 불법이다.
또한, 사고 시 임금을 공제하겠다는 협박성 문구도 조심해야 한다.
"근무 중 교통사고가 나면 실제 손해와 관계없이 3개월 동안 매월 수당 20만 원을 무조건 공제한다"는 규정은 위약예정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임금 전액 지급 원칙에도 위배된다.
마지막으로 "처음 15일 치 임금은 1년을 계속 근무해야만 지급한다"며 돈을 인질로 잡는 초기 임금 유보 행위 역시 실질적인 위약금 예정으로 간주되어 무효로 처리된다.
"이미 사인해버렸는데, 진짜 돈 물어내야 하나요?"
만약 "근로계약서 내용을 잘 모르고 덜컥 서명했는데 어떡하죠?"라며 걱정하고 있다면, 전혀 겁먹을 필요 없다.
근로기준법 제20조는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강행규정이다. 따라서 알바생이 자유로운 의사로 펜을 들고 서명했더라도, 해당 조항은 근로기준법 제15조 제1항에 따라 처음부터 '무효'가 된다.
우리 법원은 근로자가 동의하며 서명했다는 사실만으로는 그것이 진정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것이라고 보지 않기 때문이다.
즉, 계약서 내용대로 위약금이나 배상액을 물어줄 법적 의무는 전혀 없다. 만약 사장님이 이 무효인 약정을 핑계로 월급에서 위약금을 멋대로 공제했다면, 이는 근로기준법 제43조 임금 전액 지급 원칙 위반이므로 알바생은 떼인 돈을 고스란히 다시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딱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있다. 이 법은 근로계약서에 '얼마를 물어낸다'고 금액을 미리 정해두는 것을 금지할 뿐이다.
만약 알바생의 고의나 과실로 인해 실제로 사장님에게 명백한 손해가 발생했다면, 사장님은 구체적인 실제 손해액을 입증하여 별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