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흥신소에 돈 주며 내 사지를 망가뜨려 달라고 해… 텔레그램 '상해 청부'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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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흥신소에 돈 주며 내 사지를 망가뜨려 달라고 해… 텔레그램 '상해 청부'의 전말

2025. 09. 16 11:1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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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단순 협박 아닌 '상해예비죄' 가능… '친구 핑계'는 책임 회피, 공범 처벌 대상"

A씨의 친구가 정체불명의 흥신소에 A씨에 대한 '상해 청부'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어느 날 당신의 지인이 '흥신소'에 돈을 주고 당신의 사지를 망가뜨려 달라 의뢰했다면?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벌어진 '텔레그램 상해 청부' 사건의 전말이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A씨의 텔레그램이 울린 건 어느 날 오후였다. 발신인은 정체불명의 '흥신소'. 메시지 내용은 자신의 눈을 의심케 했다.


"누군가 당신을 교통사고로 위장해 사지를 망가뜨려 달라고 의뢰했습니다."

장난이라기엔 너무나 섬뜩한 문장. A씨의 심장이 서늘하게 내려앉은 것은, 그 청부의뢰를 한 인물이 자신이 아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A씨가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에게 따져 묻자, 그는 "협박을 부탁한 건 맞지만 그 정도로 심하게 부탁하진 않았다"며 황당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친구가 한 짓"… 꼬리 자르기 시도, 법망 피할 수 있나?

가해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친구에게 부탁했는데 그 친구가 흥신소에 그렇게 의뢰했나 보다"라며 제3자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심지어 그 친구의 신상에 대해서는 "절대 알려줄 수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전형적인 책임 회피 수법이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이런 변명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유한) 한별의 김전수 변호사는 "전형적인 책임 회피 전략"이라며 "수사 과정에서 가해자의 진술과 관련 증거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실체적 진실을 밝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 역시 "본인이 직접 흥신소에 의뢰하지 않았더라도, 공모·교사범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형법은 다른 사람을 시켜 범죄를 저지르게 한 '교사범(敎唆犯)' 역시 실제 범행을 저지른 사람과 동일하게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가해자가 "협박을 부탁한 것은 맞다"고 일부 시인한 만큼, 범죄의 시작점에 그가 있었다는 사실을 피해가긴 어려워 보인다.




단순 협박? 천만에… '상해예비' 넘어 '살인예비'까지 거론되는 이유

이번 사건은 단순한 말다툼 끝에 나온 협박과는 차원이 다르다. '흥신소'라는 범죄 실행 조직을 이용했고, '교통사고 위장'과 '사지 손상'이라는 구체적인 범행 계획까지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변호사들은 단순 협박죄를 넘어선 중범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본다.


법무법인 심의 심규덕 변호사는 "교통사고를 가장하여 신체를 훼손하려는 구체적 계획이 있었다면, 이는 상해죄의 예비·음모에 해당할 수 있어 상해예비죄로도 처벌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상해예비죄는 실제 상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범죄를 저지를 목적으로 구체적인 준비 행위를 한 것만으로도 처벌하는 조항이다.


일부 변호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살인예비죄' 적용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박성현 변호사는 "텔레그램 흥신소를 통해 교통사고로 사지를 망가뜨려달라는 의뢰가 이루어진 상황이라면, 이는 살인예비·음모죄 또는 상해·중상해예비죄 등으로 처벌이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 당장 고소하라"… 전문가들이 말하는 결정적 증거와 대응법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즉시 경찰에 고소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가해자가 발뺌하는 상황에서 범죄를 입증할 객관적 증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흥신소로부터 받은 '텔레그램 대화 내용'이다.


법률사무소 김경태 변호사는 "텔레그램 대화 내용, 가해자의 음성 또는 메시지 녹취, 흥신소와의 연락 내역 등이 법적 절차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흥신소가 먼저 피해자에게 연락해 '범죄 의뢰' 사실을 알린 이례적인 상황 자체가 가해자에게 매우 불리한 정황이다.


김전수 변호사는 "흥신소에서 먼저 A씨에게 연락을 취한 정황이 있다면, 해당 대화 기록을 보관하여 경찰에 증거로 제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A씨는 현재 가해자를 어떤 죄목으로 고소해야 할지, 고소가 성립될지 몰라 두려움에 떨고 있다. 하지만 법조계의 분석은 명확하다. A씨의 일상을 송두리째 흔든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한 사람의 신체와 생명을 겨냥한 명백한 '범죄 청부' 행위라는 것이다. 이제 법의 심판을 통해 그 죗값을 물을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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