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1심 판결은 모순 투성이"…변호사가 항소심 형량 가중 점치는 까닭
"김건희 1심 판결은 모순 투성이"…변호사가 항소심 형량 가중 점치는 까닭
도이치모터스·여론조사 무죄, 알선수재만 인정
노희범 변호사 "항소심서 유죄 뒤집힐 가능성 충분"

법원 출석하는 김건희 여사 모습. /연합뉴스
"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 8개월에 처한다. 압수된 그라프 목걸이 1개를 몰수한다."
지난 29일, 법정에 울려 퍼진 재판장의 선고는 많은 이들의 예상을 빗나갔다. 검찰의 구형량은 물론, 법조계의 일반적인 관측보다 현저히 낮은 형량이었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무상 여론조사 의혹이라는 핵심 혐의 두 가지가 모두 무죄로 결론 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2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노희범 변호사(전 헌법연구관)는 이번 판결을 두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법원은 왜 이런 판단을 내렸으며, 판결문 곳곳에 숨겨진 모순은 무엇일까.
시세조종 알았는데 '공범'은 아니다?
가장 논란이 된 대목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시세조종 사실을 "인식은 하고 있었다"고 봤다. 하지만 "실행 행위를 분담한 공동정범(공범)은 아니다"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대해 노희범 변호사는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김 여사의 수익액이 23억 원에 달하고, 18만 주를 특정인에게 맡겨 일괄 매매하게 했다"며 "수시로 연락하며 사고파는 행위는 공모 관계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아쉬움이 남는 대목은 '방조범' 혐의다. 주가조작을 주도하지 않았더라도 이를 도왔다면 방조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 하지만 특검은 공범이라는 확신 속에 방조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넣지 않았고, 재판부 역시 공소장 변경을 요구하지 않았다.
노 변호사는 "재판부가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공소장 변경 검토를 요구했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계약서 없으면 뇌물이 아니다?
명태균을 통한 무상 여론조사 의혹(정치자금법 위반) 역시 무죄가 나왔다. 재판부는 "대가성 공천이 의심되지만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그 근거 중 하나는 '여론조사 계약서를 쓰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노 변호사는 이 논리가 "수미일관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선 후보에게 여론조사를 제공했다면 그 이익은 당연히 후보에게 귀속되는 것"이라며 "계약서가 없다고 해서 비용을 청구할 의사가 없었다고 보는 것은 본질을 벗어난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재판부는 "대가성이 의심된다"면서도 계약서 부재 등을 이유로 "범죄 증명이 없다"고 결론 내린 셈인데, 이는 판결문 내에서도 논리적 충돌을 일으킨다는 지적이다.
영부인의 뇌물, 국회의원보다 가볍다?
유일하게 유죄가 인정된 것은 '알선수재' 혐의다.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그라프 목걸이 등 금품을 받은 사실은 인정됐다. 하지만 형량은 징역 1년 8개월에 그쳤다.
이는 함께 재판받은 권성동 의원이 받은 형량(약 2년)보다 낮다. 보통 뇌물 사건에서는 준 사람보다 받은 사람을, 일반인보다 고위 공직자나 영향력 있는 인물을 더 엄하게 처벌한다.
노 변호사는 "영부인이라는 위치의 힘을 고려할 때 형량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며 "특가법상 수수액이 5천만 원 이상이면 가중 처벌되는데, 1년 8개월은 국민 정서나 양형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항소심, 형량 높아질 가능성 커"
이제 공은 항소심으로 넘어간다. 노 변호사는 "1심에서 무죄 받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정치자금법 위반은 유죄로 뒤집힐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특검이 항소심에서 '방조' 혐의를 추가하고 보강 증거를 내놓을 경우, 재판의 판도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노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형량에 구애받지 않는다"며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서도 더 무거운 책임이 물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