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신문조서 정보공개, 왜 나만 못 받나? 억울한 고소인이 열린 문을 찾는 법
피의자신문조서 정보공개, 왜 나만 못 받나? 억울한 고소인이 열린 문을 찾는 법
진실을 향한 닫힌 문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피의자에게 금전적 피해를 입고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던 김 모 씨.
그는 피의자 처벌뿐만 아니라, 민사 소송을 통해 돈을 돌려받고자 했다. 그러려면 피의자가 수사 과정에서 어떤 진술을 했는지 정확히 알아야만 했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수사 중인 사건'이라는 이유로 피의자신문조서를 보여줄 수 없다고 했다.
사건이 불기소 처분으로 끝나고 검찰에 정보 공개를 청구했지만, 돌아온 답은 또다시 '불가'였다.
정보 공개 원칙과 예외 사이의 충돌
공공기관이 가진 정보는 원칙적으로 공개되어야 한다는 '정보공개법'이 있다. 그러나 이 원칙에는 중요한 예외가 존재한다. 특히 개인의 사생활 보호와 수사 기밀 유지는 정보 공개를 거부하는 주요 근거가 된다.
수사기관은 피의자신문조서에 담긴 개인의 사생활 정보가 노출되거나, 수사 기법이 알려져 향후 수사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한다.
특히 검찰은 내부 규칙인 검찰보존사무규칙을 근거로 삼는 경우가 많다. 이 규칙이 법률적 위임 근거가 없는 행정 규칙에 불과하다는 법원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실무에서는 여전히 강력한 거부 사유로 작용하고 있다.
반전의 판결 법원이 열어준 희망의 창
하지만 최근 법원의 판결들은 고소인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법원은 고소인의 '권리 구제'라는 목적이 명확할 경우 피의자신문조서 공개를 명령한다. 민사 소송을 위한 증거 확보, 불기소 처분에 대한 항고 또는 재정신청을 위한 자료 확보 등 구체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때다.
특히 중요한 판결들이 있다. 서울행정법원 2022. 4. 22. 선고 2021구합76552 판결에서는 고소인이 "피의자의 인적 사항 등 개인정보를 제외하고 청구한 취지"를 고려해 정보 공개를 인정했다.
또한, 의정부지방법원 2021. 1. 21. 선고 2020구합645 판결에서는 피의자신문조서가 "고소인과의 거래관계에 관한 것이고, 그밖의 개인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며 열람을 허가했다. 이는 고소인의 권리 구제라는 공익적 가치가 피의자의 개인정보 보호라는 사익보다 더 크다고 본 것이다.
대구지방법원 역시 2021. 7. 21. 선고 2021구합21066 판결에서 "검찰보존사무규칙은 법률상의 위임 근거가 없는 행정규칙에 불과하다"며 검찰의 거부 처분을 취소했다. 이처럼 법원은 행정기관의 관행적 거부 처분에 제동을 걸고, 불기소 사건 기록의 열람을 폭넓게 허용하는 추세다.
정보공개청구와 소송의 기술
피의자신문조서 열람이 거부되었다면, 고소인은 그냥 포기해서는 안 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정보공개법에 따른 행정소송이다.
비록 시간과 비용이 들지만, 법원의 판례를 보면 승소 가능성이 낮지 않다.
소송을 통해 닫힌 문을 열기 위한 핵심 전략은 다음과 같다.
구체적 필요성 소명: 단순히 알고 싶다는 이유가 아닌, "민사소송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와 같이 권리 구제의 필요성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부분 공개 요청: 피의자의 개인정보는 제외하고, 범죄 사실과 관련된 진술 내용만 공개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승소 가능성을 높인다.
관련 판례 활용: "개인정보를 제외한 부분은 공개 가능하다"고 판단한 법원의 판례를 적극적으로 제시하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해야 한다.
피의자신문조서 정보 공개는 단순히 궁금증을 해결하는 것을 넘어, 고소인의 정당한 권리를 되찾고 불기소 처분의 부당함을 바로잡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