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다"는 말에 813만원 빌려줬더니…"갚을 돈 없다" 돌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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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다"는 말에 813만원 빌려줬더니…"갚을 돈 없다" 돌변했다

2025. 09. 22 15:24 작성
박국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gg.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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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암시로 받아낸 채권포기각서까지 강요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2년간 공황장애와 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온 A씨에게 B씨는 한 줄기 빛과 같았다. 하지만 관계가 깊어지던 어느 날, B씨는 돌연 "빚 때문에 죽겠다"며 A씨의 마음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결국 A씨는 지난 8월, B씨의 채무를 정리해주겠다며 630만원을 송금했다.


돈을 받은 B씨의 요구는 더 대담해졌다. B씨는 A씨와의 관계를 조건으로 '채권포기각서'를 공증까지 받아 작성해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각서에 도장을 찍었다.


이후에도 B씨는 월세, 생활비 등을 명목으로 183만원을 더 받아냈다. 하지만 최근 B씨는 돌연 관계를 부정하며 돈을 갚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그렇다면 B씨의 강요에 못 이겨 써준 채권포기각서, 과연 법적으로 유효할까?


각서는 휴지 조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채권포기각서는 원칙적으로 효력이 있지만, 그 과정에서 협박이나 기망이 있었다면 민법상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로 취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방이 반복적으로 자살을 암시하며 사실상 강요한 정황이 있다면, 법원은 이를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합의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증을 받았더라도 강박 사실이 인정되면 효력을 다툴 수 있다는 게 변호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단순히 돈을 갚지 않는 것을 넘어, B씨의 행동은 범죄가 될 수도 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상대방의 심리적 취약 상태를 이용해 재산상 이익을 얻었기에 공갈이나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A씨는 빌려준 돈과 별개로, B씨의 불법행위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까지 청구할 수 있다. A씨가 확보한 자살 암시 녹취와 정신과 진료 기록은 B씨의 악의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A씨는 사라진 돈을 돌려받기 위해 어떤 첫발을 내디뎌야 할까. 다수의 변호사는 법무법인 명의의 내용증명 발송을 우선 추천했다. 내용증명은 상대방에게 공식적으로 빚을 갚으라고 요구하며, 소송 전 합의를 유도하는 압박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형사고소를 먼저 진행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형사고소는 채무자에게 훨씬 큰 심리적 압박을 줘 수사 과정에서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형사 처벌을 피하려 B씨가 서둘러 돈을 갚을 가능성을 노리는, 보다 공격적인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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