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렌트 10분 실수, '아청물 소지' 족쇄 채워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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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렌트 10분 실수, '아청물 소지' 족쇄 채워지나

2026. 03. 23 14:27 작성2026. 03. 24 15:06 수정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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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다운로드 후 즉시 삭제

그래도 '소지'가 성립하는가

토렌트 아청물 사건의 법적 쟁점과 대응법을 확인한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단 10분의 실수로 일상이 무너졌다.


게임 파일을 다운로드하다 우연히 섞여 들어온 아동 성착취물 파일 하나가 '압수수색'과 '성범죄자 낙인'이라는 공포를 몰고 온 것이다.


99% 다운로드 후 즉시 삭제했지만, 토렌트의 기술적 특성은 소지와 배포라는 족쇄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마저 '고의성 없어 무혐의 주장 가능'과 '사건화 가능성 매우 높다'로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는 이 사안의 법적 쟁점과 현실적 대응 방안을 짚어봤다.


"매일 압수수색 두려워 잠 못 잡니다"…파일 하나에 시작된 공포

여느 때처럼 토렌트를 이용해 게임 등을 다운받던 A씨는 목록에서 낯선 중국어 제목의 파일을 발견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아청물)이었다.


다운로드는 10분가량 진행돼 99%에 멈춰 있었다.


그는 영상을 재생하지 않고 즉시 파일을 지우고 토렌트 프로그램까지 삭제했지만, 공포는 사라지지 않았다.


A씨는 "솔직하게 말하면 매일매일 압수수색을 두려워하며 잠도 못자고 있습니다"라고 호소하며, 한순간의 실수가 가져온 끔찍한 결과를 두려워하고 있다.



"사건화 어렵다" vs "매우 높다"…극과 극으로 갈린 전문가 진단

A씨의 운명을 두고 법률 전문가들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일부는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에 주목하며 사건화 가능성을 낮게 봤다.


한병철 변호사(법무법인 대한중앙)는 "결론적으로 질문 내용만 보면 단순히 토렌트 목록에 우연히 포함된 파일을 인지한 즉시 삭제했고 실제 시청이나 보관 의도가 없었다면 사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상훈 변호사(법무법인 도모) 역시 소지로 볼 여지가 있다는 위험성을 전제하면서도 "다만 본 건처럼 다운로드 즉시 삭제하였고 실질적인 시청이나 소지 의도가 없었다는 점은 무혐의를 주장할 수 있는 강력한 방어 논리입니다"라며 적극적인 방어 가능성을 제시했다.


반면, 토렌트의 기술적 특성상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는 강력한 경고도 나왔다.


김정중 변호사(법무법인 하신)는 "토렌트의 경우에는 사건화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며 "아청법 위반 혐의 인정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게 되면 평생 성범죄 전과기록이 평생 남을 뿐만 아니라, 아동ㆍ청소년 관련기관 등 취업제한명령,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명령이 부가적으로 내려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진 변호사(법무법인 리버티)도 "최근 토렌토 등 기타 다른 방법으로 흔적 및 기록이 남는 방법으로 다운 및 소지시청을 한 분들을 다수 조사배석하고 돕고 있다"며 실제 수사가 활발함을 알렸다.


다운로드인가, 배포인가…토렌트의 덫과 엇갈린 법원 판결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리는 근본적인 이유는 토렌트의 독특한 작동 방식 때문이다.


토렌트는 파일을 내려받는 동시에 파일 조각을 다른 이용자에게 자동으로 전송(업로드)하는 'P2P(Peer-to-Peer)' 구조다.


이 때문에 단순 '소지'를 넘어 '배포' 혐의까지 연루될 수 있다.


실제 부산지방법원은 과거 판결에서 "피고인이 토렌트 프로그램을 통하여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다운로드 받으면 위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불특정·다수인이 그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공유하여 시청하거나 다운로드할 수 있는 상태가 되므로, 피고인이 위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음란물을 다운로드 받는 것이 곧 그 음란물을 불특정·다수인에게 제공하는 행위에 해당하게 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2020고단3737).


하지만 다른 법원은 기계적인 법 적용보다 '고의성' 여부를 더 엄격하게 따지는 추세다.


수원고등법원은 토렌트 이용자에게 배포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배포한다는 고의"가 있어야 한다고 명시했다(2022노294).


A씨처럼 ▲실수로 다운로드를 시작했고 ▲다운로드 시간이 10분으로 짧았으며 ▲인지 즉시 삭제했다는 정황은 이러한 '배포의 고의'가 없었음을 주장할 핵심적인 근거가 될 수 있다.


만약 경찰이 연락 온다면? "섣부른 진술은 금물, 변호인과 함께"

전문가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연락 시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불안한 마음에 혼자 섣불리 진술하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한다.


김상훈 변호사는 "만약 경찰 연락이 온다면 첫 조사부터 변호인과 함께 고의성 없음을 구체적으로 소명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응입니다"라고 조언했다.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사실관계를 명확히 정리해 주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병철 변호사 역시 "만약 수사기관에서 연락이 오는 경우에는 당시 상황과 파일을 즉시 삭제한 경위를 사실대로 설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지진 변호사는 변호사를 통해 가족이나 직장에 알려지지 않도록 송달장소변경신청 등 비밀보호 조치를 취하며 사건을 진행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조언도 덧붙였다.


결국 토렌트 아청물 사건은 안일한 태도도 금물이지만, 지나친 공포에 휩싸일 필요도 없으며, 법리적 쟁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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