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사건 수사하다 '손해배상 소송' 당한 경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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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사건 수사하다 '손해배상 소송' 당한 경찰관

2020. 02. 25 14:15 작성2020. 02. 25 14:24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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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수사 중 압수수색으로 발견한 추가 영상

집단 성폭행 공범 신원 파악 위해 피해자에게 확인 부탁했는데⋯

피해자가 인터넷에 관련 사실 올려 '곤혹'

성폭행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관 A씨는 피의자 B씨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을지 변호사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해당 이미지는 기사와 상관없는 참고 이미지. /게티이미지코리아

성폭행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관 A씨는 피의자 B씨 집을 압수수색 하다가 여죄(餘罪)를 발견했다. 피의자 B씨가 다른 남성들과 함께 또 다른 여성을 집단 성폭행하는 영상을 찾은 것이다.


A씨는 추가로 발견한 사건의 공범을 찾을 방법을 골몰하다가, 최초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에게 도움을 구했다. 혹시 아는 얼굴이 있을까 봐서다. 불행히도 최초 사건 피해자는 경찰관 A씨가 보낸 사진 속에 아는 얼굴이 없었다. 경찰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런데 문제가 터졌다. 최초 사건 피해자가 해당 사실을 인터넷에 올려버린 것이다. 그러면서 B씨 이름도 초성으로 공개했다.


그러자 피의자 B씨가 경찰관 A씨에게 소송을 걸었다. 경찰 때문에 자기 명예가 훼손됐다는 취지였다. 수사대상자로부터 소송을 당한 A씨.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을지 변호사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소송 기각될 가능성이 커⋯'고의성' 인정 안 될 것

변호사들 대부분은 일단 이 소송이 기각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를 보였다.


법무법인 정담의 김현수 변호사는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려면 먼저 형법상 명예훼손죄가 성립되어야 한다"며 "B씨가 A씨를 명예훼손죄로 고소하지 않았다면, 민사상 불리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한샘의 서한샘 변호사는 "B씨가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형사 고소하지 않고 바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만큼, 적절히 대응하면 청구기각 판결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무법인 인화의 최경섭 변호사는 "이 사건에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려면 A씨가 B씨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고의가 있었다는 것이 증명돼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지후의 민태호 변호사도 "수사관이 신원 확인을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사진을 보여주자 피해자가 글을 게시한 것이라면, 명예훼손 고의나 행위 등이 인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정비의 안병찬 변호사는 "이 사건은 민사상 손해배상이 부정될 가능성이 높지만, 민사소송의 경우 답변서 제출 기간에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원고(B씨) 무변론 승소 판결이 나올 수도 있으므로 잘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쟁점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는가

A씨의 행위가 논란의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A씨는 ‘위법성 조각 사유’를 주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변호사들은 내다봤다.


어떤 행위가 범죄행위에 해당하는데도, 처벌하지 않는 것이 '위법성 조각'이다. 법이 인정하는 위법성 조각 사유로는 정당방위, 긴급피난 등 모두 6개가 있으며,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경우'가 그중 하나다.


법무법인 오른의 박석주 변호사는 "A씨의 경우 사실 적시 명예훼손에 해당하나, 위법성 조각을 주장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황금률의 박성현 변호사는 "수사 중 일어난 일인데, 이 경우 수사가 적법성 범위 안인지 밖인지 쟁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명재의 최한겨레 변호사는 "A씨의 행위가 수사목적이었다면 게시글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인정이 될 수 있어 형사상 명예훼손죄 및 모욕죄는 성립하지 않으며, 결과적으로 민사상의 손해배상청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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