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몰래 본 스마트폰, 이혼엔 '증거' 형사적으론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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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몰래 본 스마트폰, 이혼엔 '증거' 형사적으론 '범죄'

2025. 12. 17 15:21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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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사이에도 처벌 대상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배우자나 연인의 부정행위를 의심해 당사자 몰래 스마트폰 잠금을 해제하고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나 사진 등을 확인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는 형법상 '비밀침해죄'에 해당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이혼 소송에서 증거로 쓰일 수는 있어도 형사 책임은 별개로 남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혐의가 인정될 경우 '친고죄'의 특성을 활용한 합의만이 전과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기술적 수단’ 이용한 잠금 해제, 부부 사이라도 예외 없어

형법 제316조 제2항은 '기술적 수단'을 이용하여 봉함 기타 비밀장치한 사람의 편지, 문서, 도화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알아낸 자를 비밀침해죄로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쟁점은 스마트폰의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행위가 이 '기술적 수단'에 포함되는지 여부다. 법원은 이를 적극적으로 해석하여 범죄 성립을 인정하는 추세다.


법원은 판례를 통해 "스마트폰에 설정된 비밀번호를 풀고 그 안에 저장된 문자메시지나 이메일 등을 본 행위는 형법 제316조 제2항에서 정한 '기술적 수단을 이용하여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의 비밀을 침해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명확히 판단했다. 잠든 배우자의 손가락을 이용해 지문 인식을 풀거나, 평소 알고 있던 패턴 및 비밀번호를 입력해 잠금을 해제하는 행위 모두가 이에 포함된다(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21. 9. 16. 선고 2021고합88 판결 참조).


특히 부부나 연인 관계라는 특수성이 면죄부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법원은 "부부 사이라 하더라도 상대방의 휴대폰을 자유롭게 열람하는 것을 묵시적으로 승낙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21. 4. 8. 선고 2021고정1 판결 참조). 단순히 켜져 있는 화면을 옆에서 보는 것과 달리, 잠금장치를 푸는 적극적인 행위는 법적 평가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민사상 증거 인정돼도 형사처벌 별개... '이중의 전쟁'

외도 증거 확보를 위해 무리하게 잠금을 해제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는 민사와 형사 재판의 결과가 엇갈릴 때 발생한다.


민사소송인 이혼 재판에서는 형사소송과 달리 증거능력에 대한 제한이 비교적 완화되어 있다. 따라서 불법적으로 수집된 외도 증거라 하더라도, 법원이 실체적 진실 발견의 필요성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는 이혼 소송에 국한된 이야기다. 민사 법정에서 외도 증거로 채택되었다고 해서 형사상 비밀침해죄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이 이를 빌미로 "내 사생활을 침해했다"며 형사 고소를 진행할 경우, 외도 피해자가 오히려 형사 피의자가 되어 처벌받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친고죄' 규정이 유일한 탈출구... "신속한 합의 필수"

만약 욱하는 마음에 배우자의 휴대폰을 열어보았다가 비밀침해죄로 고소를 당했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법조계에서는 비밀침해죄가 가진 '친고죄'의 특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밀침해죄는 형법 제318조에 따라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다. 이는 반대로 말해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하면 처벌할 수 없다는 의미다.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5호는 고소가 취소된 경우 법원이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소기각 판결을 받으면 처벌을 면하는 것은 물론 전과 기록도 남지 않는다.


결국 비밀침해죄 혐의를 받게 된 경우, 법적 공방을 벌이기보다 피해자인 배우자나 연인과의 합의를 통해 고소 취하를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어 전략이다. 자칫 감정싸움으로 번져 합의 시기를 놓치면 징역형이나 벌금형 등의 전과가 남을 수 있기에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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