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거래로 '미개봉 노트북' 샀는데 불량품…판매자가 환불 안 해주면 사기일까?
중고 거래로 '미개봉 노트북' 샀는데 불량품…판매자가 환불 안 해주면 사기일까?
판매자에게 "포장 뜯고 불량 여부 확인해달라" 요청
불량품이었지만 환불 거부당해⋯사기죄 아닐까
변호사 "사기 고의 인정되기 어려울 것"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해 미개봉 상태인 노트북을 산 뒤, "불량 여부 확인해달라"고 요청한 A씨. 그런데 제품이 불량품으로 확인됐고, 이에 판매자에게 환불을 요청했는데 거절당했다. 이 경우, 사기죄에 해당할까.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최근 A씨는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해 미개봉 상태인 노트북을 샀다. 판매자 B씨는 "박스도 뜯지 않은 노트북", "완전히 새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 A씨를 안심시켰다. 이에 A씨는 돈을 보냈다.
그런데 문득 이 제품이 불량 문제로 논란이 됐던 점이 생각났다. 이에 A씨는 B씨에게 전화해 포장을 뜯고 제품 상태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랬더니 걱정했던 대로 불량품이었다. 이에 A씨는 B씨에게 환불을 요청했는데, B씨는 "A씨의 요청에 따라 포장을 뜯어 개봉 상품이 됐다"며 "환불할 수 없다"고 했다.
이는 사기가 아닌가 싶은 A씨. 이 경우, 실제로 사기죄에 해당할까.
우선 형법상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欺罔⋅남을 속여 넘김)해 재산상 이익을 취했을 때 성립한다(제347조). 처벌 수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그런데 변호사들은 이번 사안의 경우 판매자 B씨에게 사기죄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B씨에게 A씨를 속이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조대진 변호사는 "현재까지 알려진 정황에 비춰보면, 판매자 B씨에게 기망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개봉 상품의 경우, 실제 개봉 전까지는 불량품인지 알기 어렵다. 판매자 B씨 또한 이를 모르고 판매했을 가능성이 크다.
B씨가 상품을 이미 개봉해 불량품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미개봉 상품인 것처럼 판매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A씨가 이런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귀 법률사무소'의 김현귀 변호사는 "판매자 B씨를 사기죄로 고소해도 무혐의 처분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판매자가 속인 경우가 아니라면) 불량 제품이 나온 건 운이 없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변호사들은 사기죄 고소보다는 불량품 교환으로 사태를 마무리 짓는 방향을 고려해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