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 외출했다"는 이유로 보험사기 고발당했는데…억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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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 외출했다"는 이유로 보험사기 고발당했는데…억울합니다

2021. 12. 05 17:11 작성2021. 12. 06 23:30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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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필요성을 병실 체류 시간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판례 있어

현재 상태, 당시 외출을 해야 했던 이유 등 소명하면 혐의 벗을 수 있다

항암치료 중인 A씨는 퇴원을 앞두고 자주 무단 외출을 했다는 이유로 보험사기로 고발당했다. /셔터스톡

A씨는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병세가 악화됐던 때도 있었지만, 최근엔 다행히 호전돼 퇴원을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보험사에서 A씨를 고발했다. 보험사기 혐의였다.


보험사에서는 A씨가 과거 '무단 외출'을 자주 했던 걸 문제 삼았다. 입원할 필요가 없었는데도, 거짓으로 입원해 부당하게 보험금을 타낸 것으로 의심된다는 취지였다. 사실 A씨가 외출을 했던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정말 부도덕한 의도가 있던 것이 아니었다. 단지, 미성년자에 불과한 자녀들이 집에 혼자 있는 게 걱정됐을 뿐이었다. 남편은 자신의 병원비와 생활비를 책임지느라 밤늦게나 돌아왔기 때문이다. 이에 밀린 집안일을 하고, 아이들이 먹을 반찬도 만들어 두려 몇 번 집에 다녀온 것이었다.


A씨는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막막하다. 변호사들의 조언을 정리했다.


보험사기는 특별법으로 엄중 처벌

법률사무소 대환의 김익환 변호사는 "병원에 입원한 날짜에 따라 지급되는 보험금을 노린 보험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A씨가 보험사기방지 특별법(보험사기방지법) 제8조 위반 혐의로 고발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해당 조항은 보험사기행위로 보험금을 취득한 자를 처벌하고 있다.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법상 사기죄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인 것에 비해 처벌 수위가 높다.


법무법인 세창의 추선희 변호사는 "보험사기는 단순 형법상 사기보다 죄질이 좋지 않은 범죄로 여겨진다"며 "부당한 보험금 편취로 인해 선량한 보험 가입자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환자 '입원 필요성' 입원실 체류시간 기준으로 할 수 없다" 판례 있어

변호사들은 "보험사에서 무단 외출이 잦았던 것을 근거로 '가짜 환자'임을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발을 당한 이상 방어는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A씨는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무단 외출이 잦다는 이유만으로 보험사기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조대진 변호사는 "실제 A씨가 암 투병으로 입원했다면 무단 외출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보험사기에 해당하기 어렵다"고 했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백 변호사는 "A씨의 현재 상태, 당시 외출을 해야 했던 이유 등을 소명해 무혐의 처분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변호사 박재천 법률사무소'의 박재천 변호사도 "신체 감정 등을 통해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김익환 변호사는 "A씨에게 유리한 판례가 하나 있다"며 소개했다. 병원에 입원해 항암치료를 받던 기간에 잦은 무단 외출⋅외박을 한 결과 보험사기로 고발당한 사건이었다. 검사는 "충분히 통원 치료가 가능해 입원이 불필요한 상황이었음에도 입원해 보험금을 타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환자의 '입원 필요성'을 입원실 체류시간만을 기준으로 판단할 수 없다"며 "환자의 증상, 진단 및 치료 내용과 경위, 환자의 행동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울산지방법원 2016고정860 판결).


무단 외출을 이유로 고발당했지만, 실제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던 A씨 입장에서 유리한 판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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