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생기면 결혼하자더니…돌변한 남친의 배신
아이 생기면 결혼하자더니…돌변한 남친의 배신
난임 여성의 눈물, 결혼 약속 믿었지만 남은 건 낙태 강요와 상처

결혼을 약속하고 임신한 여성에게 남자친구가 돌변해 낙태를 강요하고 다른 여자를 만난 정황까지 드러났다. / AI 생성 이미지
결혼을 약속하고 아이까지 가졌지만, 임신 사실을 알리자 돌변해 낙태를 강요한 남자친구. 심지어 교제 중 다른 여자를 만나온 정황까지 드러나자 여성은 "절대 용서 못 한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변호사들은 "낙태 강요는 강요죄, 약혼 파기는 손해배상" 소송이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아이 생기면 결혼" 속삭임, 임신 확인 후 "지워" 돌변
모든 일은 작년 10월, 한 나이트클럽에서 시작됐다. A씨는 그곳에서 만난 남자친구 B씨와 결혼을 전제로 진지한 만남을 이어갔다. 평소 아이를 원했던 두 사람은 서로의 합의 하에 피임을 하지 않았다. 특히 난임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A씨는 B씨에게 "아이가 너무 귀해서 절대 아이를 지울 수 없다"고 여러 차례 말했고, B씨 역시 "아이가 생기면 더 빠르게 결혼하자"며 뜻을 함께했다.
희망에 부풀었던 A씨는 12월 29일, 그토록 기다리던 임신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 남자친구의 태도는 180도 돌변했다. 임신 소식을 들은 B씨는 A씨에게 상처 주는 말을 쏟아내며 지속적으로 낙태를 강요했다. 함께 찾은 병원에서 "이번에 아이를 지우게 되면 앞으로 임신은 어려울 수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지만, B씨의 강요는 멈추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A씨는 B씨가 교제 기간 중 전 여자친구와 연락을 주고받고, 나이트클럽에도 계속 출입한 사실을 알게 됐다. 충격과 배신감에 휩싸인 A씨는 "절대 그 사람을 용서할 수가 없다"며 수술비, 치료비, 난임 치료비 등을 포함한 강력한 법적 대응을 결심했다. B씨는 피해보상금으로 500만 원을 제시한 상태다.
"낙태 강요, 처벌되나?"…변호사들 "강요죄·협박죄 검토해야"
A씨의 가장 큰 바람은 B씨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B씨의 낙태 강요 행위가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변호사는 "낙태를 지속적으로 강요한 행위는 형법 상의 강요죄와 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라고 지적했다.
김재헌 변호사(법무법인 베테랑) 역시 "상대방이 A씨에게 심리적 압박이나 언어적 강요를 통해 임신중절을 요구한 행위는 강요죄(형법 제324조)와 협박죄(형법 제283조)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강요'의 수준이 범죄 성립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황미옥 변호사(법률사무소 HY)는 "남자친구의 요구에 따라야 할 아무런 의무가 없어 추후 임신중절 수술을 하더라도 책임을 남자친구에게 귀속시키기는 어렵습니다"라고 전제하며, "예정된 중절수술이 남자친구의 강요로 인한 것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그로 인한 손해를 묻기는 어려울 것으로 사료됩니다"라고 조언했다.
단순한 요청이나 설득을 넘어선 폭행이나 협박 행위가 있었는지를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의미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은 통화 녹취, 문자 메시지 등 객관적인 증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기죄'는 어렵지만 '약혼 파기' 손해배상은 가능
A씨는 '결혼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지만, 법적으로 사기죄를 적용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법원은 단순히 결혼 약속을 어긴 것을 넘어, 결혼을 빙자해 돈을 뜯어내는 등 재산상의 이익을 편취한 경우에만 사기죄를 인정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형사 처벌과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충분히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B씨의 행위가 '약혼의 부당 파기'에 해당한다고 본다. 실제로 한 판례(부산가정법원 2014. 12. 4. 선고 2013드합2057 판결)는 "쌍방에 혼인 의사가 있었다면 임신중절수술을 할 필요가 없음에도 임신중절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경우, 진실한 혼인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를 근거로 김경태 변호사는 "치료비, 정신적 손해배상, 향후 치료비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배상청구가 가능하며, 상대방의 행위가 악의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상당한 금액의 위자료 청구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밝혔다. 김일권 변호사 역시 병원비와 위자료를 합쳐 상당한 금액의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