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목 조르고 배 찼다" 아이의 증언, '무혐의' 벽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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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목 조르고 배 찼다" 아이의 증언, '무혐의' 벽 넘을까

2026. 06. 18 16:1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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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결정적 증거" vs "인용 낮아"…정확한 인용과 증거 구성이 관건

10년간 가정폭력에 시달린 어머니가 신청한 피해자보호명령이 기각됐으나, '아빠가 엄마를 때렸다'는 아이의 구체적인 진술이 새로운 희망이 됐다. / AI 생성 이미지

10년간의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신청한 피해자보호명령마저 기각된 한 어머니. 마지막 희망으로 남은 것은 "아빠가 엄마 목도 조르고 배도 주먹으로 찼다"는 아이의 구체적인 진술이다.


법조계는 이를 두고 아동의 안전을 위한 보호명령이 내려질 '결정적 증거'라는 낙관론과, 이미 내려진 '아동학대 무혐의' 처분 탓에 '현실적으로 인용 가능성이 낮다'는 비관론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법원의 최종 판단에 귀추가 주목된다.


"시발년 욕하며 목 조르고 배 찼다"…아이가 목격한 10년의 지옥


A씨에게 지난 10년은 끝나지 않는 악몽이었다. 이혼 소송 중인 남편은 아이들 앞에서 폭언을 퍼붓고, 문을 발로 차거나 컵을 던지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2021년에는 남편의 폭행으로 코뼈가 부러지는 상해를 입었고,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마저 어긴 기록도 있다.


하지만 경찰에 아동학대로 신고한 사건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A씨 자신을 보호해달라는 피해자보호명령 신청마저 기각되며 A씨는 깊은 절망에 빠졌다.


그런 A씨에게 마지막 희망의 빛이 된 것은 해바라기센터에서 나온 아이의 입이었다. 아이는 조사 과정에서 "아빠가 엄마한테 항상 화낸다. 화나면 엄마한테 시발년이라고 하고, 내 목도 조르고, 배도 주먹으로 찼다"고 진술했다.


A씨는 "남편이 다시 돌아온다면 기혼기간 내내 어떤 지옥 속에 살아야 할지, 걱정이 말이 아닙니다"라며 극심한 불안감을 토로했다.


"형사 무혐의와 별개"…법원, 아이 진술 무겁게 본다


법조계 다수는 형사상 '무혐의' 처분이 보호명령 기각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가정폭력처벌법과 아동복지법상 보호명령은 형사사건 무혐의 여부와 별개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범죄의 성립 여부를 엄격히 따지는 형사 절차와 달리, 보호명령은 '장래의 위험성'과 '보호의 필요성'을 중심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의 구체적인 진술은 법원의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영유아나 아동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은 가정법원이 보호명령을 내릴 때 가장 무겁게 받아들이는 지표가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가사전문 오지영 변호사 역시 "자녀가 부모의 폭력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은 그 자체로 정서적 학대에 해당할 수 있고, 직접적인 폭행이 자녀를 향하지 않았더라도 자녀의 복리에 심각한 위해가 된다는 점이 인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며 아이의 진술과 상담 기록이 핵심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인용 가능성 매우 낮다"…'무혐의'라는 높은 법원의 벽


반면, 법원의 판단을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문준홍 법률사무소의 문준홍 변호사는 "질의하신 사안의 경우 이혼 소송 중인 배우자에 대해 아동학대 무혐의 처분이 났음에도, 가정폭력처벌법에 따른 피해자보호명령을 신청하였으나 기각되었고, 재차 아동학대처벌법에 따른 피해아동보호명령을 신청하셨다는 내용으로 보이나, 아동학대 무혐의 처분이 있다면 현실적으로 인용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보입니다"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법률사무소 일로 채민수 변호사 역시 "과거 아동학대 사건이 무혐의로 끝났고, 기존 피해자보호명령이 기각된 사정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법원이 보호명령을 내리기 위해선 현재에도 존재하는 구체적인 위험성이 소명되어야 하는데, 이미 내려진 무혐의 처분이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현실적 우려다.


'기각 사유 분석부터 쉼터 확보까지'…생존을 위한 법적 조언들


전문가들은 엇갈린 전망 속에서 생존을 위한 다각적인 법적 전략을 주문했다. 가장 먼저, 이전 보호명령이 기각된 이유를 분석해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 급선무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임호균 변호사는 "이미 한 차례 기각된 상황이라면, 같은 자료를 반복 제출하기보다는 기각 사유를 확인한 뒤 자녀에게 직접 발생한 불안, 공포, 정서적 피해, 현재 상담 경과를 중심으로 보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조언했다.


보호명령 재신청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이혼 소송 내에서 활용 가능한 다른 법적 장치를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아동학대 관련 피해자보호명령에만 의존하지 마시고, 현재 진행 중인 이혼 소송 재판부에 배우자의 주거지 퇴거 및 접근금지를 구하는 사전처분을 적극적으로 병행 신청하여 안전하고 독립적인 주거 환경을 확보하시기 바랍니다"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당장의 안전 확보다. 이동규 변호사는 "친정이 멀어 대피할 곳이 없다면, 여성가족부나 지역 사회복지단체가 운영하는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쉼터)의 도움을 받아 아이들과 함께 안전한 비밀 거처를 확보하시는 방법을 권합니다"라며, 쉼터를 통해 주거 지원과 법률 조력까지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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