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어디 있어?" 대화 끝…5천만 원 보이스피싱 사기에 10년째 '투명인간' 된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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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어디 있어?" 대화 끝…5천만 원 보이스피싱 사기에 10년째 '투명인간' 된 아내

2026. 05. 22 09:48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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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의 보이스피싱 실수가 불러온 10년간의 단절

남편, 경제권 모두 뺏고 아내를 '하녀' 취급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지난 21일 JTBC '사건반장'에는 한 번의 실수로 10년간 남편에게 '투명인간' 취급을 받으며 고통 속에 살고 있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소개돼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결혼 전, 따뜻한 성품의 남편과 화목한 시댁의 모습에 행복한 가정을 꿈꿨던 제보자 A씨. 알뜰살뜰 돈을 모아 더 큰 집으로 이사 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A씨 부부의 일상은 한 통의 전화로 송두리째 무너졌다.


"개인정보 유출"…5천만 원 앗아간 보이스피싱

어느 날 A씨는 "신청하지 않은 카드가 배송 중"이라는 전화를 받았다.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수법이었다.


사기단은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며 경찰과 금융감독원을 사칭했고, 겁에 질린 A씨에게 "안전한 계좌로 돈을 모두 옮겨야 한다"고 속여 5천만 원을 가로챘다.


이사 자금으로 모아둔 돈이 허공으로 사라진 순간이었다. A씨는 "당시 남편의 얼굴에 서렸던 거대한 실망과 분노를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10년간의 '벌'…대화도, 생활비도 끊겼다

그날 이후, 다정했던 남편은 180도 달라졌다. 남편은 "못 믿겠다"며 A씨의 통장과 카드를 모두 빼앗고 비밀번호까지 바꿨다. 모든 경제권은 남편에게 넘어갔고, A씨는 생활비를 일절 받지 못하는 '무급 가사도우미' 신세가 됐다.


부부 사이의 대화는 완전히 끊겼다. 남편이 A씨에게 하는 말은 "밥 어디 있어?"와 같은 지시가 전부였다.


A씨가 거실로 나오면 남편은 보던 TV를 끄고 방으로 들어가 버리기 일쑤였다. 식사는 각자, 잠도 각방에서 자는 '한 지붕 두 가족' 생활이 10년째 이어졌다.


A씨는 "내가 죄인이니 다 내 탓이라 생각하며 살았다"면서도 "남편은 외박도 잦아지고 모든 문제를 내 탓으로 돌리며 가정에 소홀해졌다. 나는 그저 밥 해주고, 빨래 해주고, 청소해주는 사람일 뿐이었다"며 극심한 외로움과 우울증을 호소했다.


전문가 "법적 부양의무 위반 아닐 수도…본인 회복이 우선"

사연을 접한 전문가는 법적, 심리적 조언을 건넸다.


법률전문가는 "남편이 직접 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면, 법적으로는 '부양의무 불이행'으로 보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냉정하게 볼 때 아내에게 생활비가 아닌 '용돈'을 주지 않는 것으로 판단될 수 있어, 제보자의 생각과 법의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심리 전문가는 남편의 행동을 강하게 비판하며 "누구나 당할 수 있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빌미로 10년간 벌을 주는 것은 매우 냉정한 처사"라며 "A씨가 어린 시절에도 외로움을 겪었다는데, 결혼 생활에서마저 깊은 우울증을 앓는 상황이 너무 마음 아프다"고 공감했다.


이어 "이혼을 하더라도 스스로 힘이 있어야 한다"며 "상담, 운동, 친구와의 만남 등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해 무너진 자존감을 회복하고 힘을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번의 실수를 용납하지 못하고 10년간 아내를 고립시킨 남편.


그가 빼앗은 것은 5천만 원을 관리할 권리가 아니라,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서로를 보듬어야 할 부부로서의 신뢰와 애정이었다. A씨의 용기 있는 제보가 부부 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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