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단란주점 직원과 바람났습니다”…변호사들 “섣부른 추궁은 ‘독’” 한목소리
“남편이 단란주점 직원과 바람났습니다”…변호사들 “섣부른 추궁은 ‘독’” 한목소리
배우자 외도 증거 잡았을 때 대처법…전문가들 '선 증거확보, 후 협상' 전략 제시, 불응 시 이혼소송 및 상간자 소송 동시 진행 조언

배우자의 외도를 알게 되면 감정적으로 추궁하기보다 블랙박스 등 명확한 증거를 먼저 확보해야 한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배우자가 단란주점 직원과 바람난 사실을 알게 된 한 여성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들은 섣부른 추궁 대신 치밀한 증거 확보가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남편이 단란주점 여종업원과 개인적인 연락을 주고받으며 외도를 저지르는 정황을 포착한 A씨. 둘은 여전히 주점에서 만나고 데이트까지 하는 상황. A씨의 손에 쥔 증거는 둘의 연락 내용뿐이다. 남편은 아직 A씨가 이 사실을 아는지조차 모른다.
A씨는 “웬만하면 협의이혼으로 끝내고 싶은데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느냐”며 “남편이 이혼을 거부하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법률 자문을 구했다. 이혼의 갈림길에 선 A씨의 사연에 다수의 변호사가 현실적인 조언을 쏟아냈다.
“들키는 순간 끝”…변호사들, ‘증거’부터 외친 이유
변호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섣부른 추궁은 금물’이라고 경고했다. 감정적으로 먼저 따져 묻는 순간, 상대방이 증거를 인멸해 소송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법률사무소 민앤정의 권민정 변호사는 “상대방이 (외도 사실을) 알게 되면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 해서 소송 자체도 힘들어질 수 있다”며 “증거를 확보한 뒤 협의를 진행하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랜드마크의 양지인 변호사 역시 “남편에게 일단 외도 사실을 안다는 것을 알리지 말고, 더 지켜보면서 증거를 먼저 확보하라”며 “증거를 손에 넣은 후 남편에게 추궁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확보한 연락 내용 외에 외도 사실을 명확히 입증할 추가 증거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법률사무소 일류의 강효원 변호사는 “남편이 차로 이동할 경우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하는 것도 추천한다”고 말했고, 김강균 변호사는 “데이트 현장에서의 CCTV 영상, 호텔이나 숙박업소 이용 기록, 제3자의 증언” 등을 추가 증거로 제시했다. 법무법인 하라의 김은영 변호사는 “메시지, 블랙박스, 통화 녹음 등이 증거자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협의이혼이냐, 재판이혼이냐…‘두 갈래 길’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면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배우자와 원만하게 합의해 이혼하는 ‘협의이혼’과 법원의 판결을 통해 이혼하는 ‘재판상 이혼’이다. 협의이혼은 위자료, 재산분할 등에 대해 양측이 합의만 한다면 가장 빠르고 간단하게 관계를 정리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상대방이 이혼을 거부하거나 위자료 지급 등 조건에 동의하지 않으면 강제할 수 없다.
법률사무소 가호의 이진채 변호사는 “협의이혼은 위자료, 재산분할을 상대방에게 강제할 수가 없으며, 본질적인 이혼조차도 상대방과 함께 법원에 직접 출석해야 하는 제한이 있다”면서 “결국 내가 원하는 방식과 결과로 이혼을 하고 싶다면 소송(재판상 이혼)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배우자의 외도는 민법 제840조가 정한 명백한 재판상 이혼 사유(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에 해당하므로, 증거만 확실하다면 소송을 통해 이혼 판결을 받을 수 있다.
“배신감의 대가”…위자료, 얼마나 받을 수 있나
소송으로 갈 경우, 배우자는 물론 외도 상대방인 ‘상간자’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이를 ‘상간자 소송’이라 부른다. 김일권 변호사는 “배우자의 외도행위로 인한 이혼소송을 수행한 경험 있는 변호사와 함께 진행하여야, 그동안 고통받은 피해에 대해서 위자료 3천만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법률사무소 렉스의 김인혁 변호사 역시 “외도를 원인으로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른 경우, 위자료는 통상 약 2,000만~3,000만 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다만 상간자에게 위자료를 청구하려면 한 가지 조건이 붙는다. 상간자가 상대방이 기혼자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만났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김은영 변호사는 “상간자에게도 손해배상 청구를 하기 위해서는, 유부남인 것을 인지하고 만남을 이어간다는 증거 또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증거 수집에도 ‘선’은 있다”…불법 증거의 함정
억울한 마음에 증거를 모으다 자칫 법의 경계를 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법률사무소 강물의 안민석 변호사는 “증거들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불법으로 증거를 수집하는 경우 향후 이혼 소송 등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증거 수집 단계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것을 권했다.
실제로 상대방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몰래 풀고 메시지를 훔쳐보거나, 차량에 녹음기를 설치하는 등의 행위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으로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김형민 변호사는 “카톡 대화내용을 무단열람하였다면 정보통신망침해로, 부정행위 관련 카톡 대화내용은 ‘타인의 비밀’에 해당하여 이를 증거로 제출하는 행위는 정보통신망법상 비밀침해 및 누설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증거는 반드시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수집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