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보는 앞에서 머리채 잡던 남편…'처벌 말아달라' 했는데 이혼 가능할까?
아이 보는 앞에서 머리채 잡던 남편…'처벌 말아달라' 했는데 이혼 가능할까?
사실혼 남편의 상습 폭행
경찰에 선처 호소했지만 "죽여버린다" 협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사실혼 관계인 A씨는 남편의 상습적인 음주와 폭력에 시달렸다. 최근 남편은 34개월 딸과 9개월 아들이 보는 앞에서 A씨의 머리채를 잡아 바닥에 내팽개치고 물건을 던졌다.
경찰에 신고했지만, A씨는 전문직인 남편의 경력에 문제가 생길까 봐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문서를 작성해줬다. 하지만 남편의 위협은 멈추지 않았고, A씨는 결국 관계를 끝내기로 마음먹었다.
이미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A씨는 남편과 헤어지고 두 아이의 양육권을 지키며 재산을 제대로 나눠 받을 수 있을까?
아이들 앞 폭행, 동생 목 조르기…경찰에 '선처' 호소
A씨의 남편은 최근 술을 마신 뒤 폭언을 쏟아냈다. A씨가 대답을 피하자 남편은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욕설하며 A씨의 머리채를 잡아 바닥으로 내팽개쳤다. 술이 담긴 텀블러와 리모컨을 던져 A씨는 다리에 멍이 들었다.
남편은 아기를 안고 있는 A씨를 위협하려 했고, 이를 말리는 A씨 동생의 목을 조르기까지 했다. 결국 A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남편은 분리 조치됐다.
하지만 A씨는 남편의 직업이 걱정돼 경찰 조사에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취지의 문서를 작성했다. 그러자 남편은 "능력 없으면 아이들을 내놓으라"고 말하는가 하면, "동생을 만나면 죽여버릴 수도 있다"는 협박 문자까지 보냈다.
'처벌 원치 않는다' 문서, 이혼 소송에선 문제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변호사들은 A씨가 형사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더라도 사실혼 관계를 끝내고 위자료 등을 청구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고 봤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는 "비록 처벌불원서를 제출하셨더라도, 그 문서가 폭행 사실 자체가 없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경찰 신고 내역과 위협적인 문자 메시지가 이혼 사유를 밝히는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신사 법무법인 남희수 변호사도 "경찰 단계에서는 처벌불원 의사를 밝혔더라도 이후의 민사상 권리까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폭행의 반복성과 위해 정도를 보여주는 문자, 상처 사진, 진단서, 신고 기록 등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쉴드 임현수 변호사는 "반복적인 폭언과 폭행은 사실혼 해소의 정당한 사유가 되며, 위자료 청구의 근거가 된다"며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했더라도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별도로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폭력적인 아빠, 양육권 주장…법원 판단은?
변호사들은 양육권 다툼에서 A씨가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법원은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데, A씨가 주 양육자였고 남편의 폭력성이 아이들에게 노출된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는 "자녀들이 아직 매우 어리고 A씨께서 주 양육자로서 역할을 다해오신 점, 그리고 상대방의 폭력 성향이 자녀들에게 노출된 점을 고려할 때 양육권은 A씨에게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자녀 양육권과 관련해서는 상대방이 전문직인지 여부보다 실제 양육 환경과 부모로서의 적합성이 중요하다"며 "음주 후 폭언과 폭행이 반복되고 자녀 앞에서 위험한 행동이 있었다면 상대방에게 불리한 사정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짚었다.
친정 돈 얽힌 복잡한 재산, '내 명의'라고 다 내 것일까
사실혼 관계에서도 함께 이룬 재산은 기여도에 따라 분할해야 한다. A씨의 경우 남편의 빚 때문에 대부분의 재산을 A씨나 친정어머니 명의로 해 둔 복잡한 상황이다.
변호사들은 친정어머니가 지원한 자금이 '증여'가 아닌 '대여'라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이 돈을 분할 대상 재산에서 제외하거나 A씨의 기여분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반석 최이선 변호사는 "친정어머니의 대여금 1억 4000만원대와 주택 자금은 재산분할 대상이 아닌 채무로 분리하여 A씨의 기여도를 지키는 방어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친정어머니 명의의 집 역시 실질적인 자금 출처를 증명하면 상대방의 무리한 분할 요구를 막을 수 있다고 봤다.
법무법인 KB 김태안 변호사는 "사실혼에도 재산분할이 인정될 수 있으므로 본인 명의인지 여부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공동생활 중 형성하고 유지한 경위와 관련 채무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