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강간 몇시간 뒤 가해자가 사준 회 받으러 갔다?⋯법원이 의심한 피해자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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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강간 몇시간 뒤 가해자가 사준 회 받으러 갔다?⋯법원이 의심한 피해자 행적

2025. 11. 11 17:39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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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3년간 강간 당한 차에서 선물 받아…진술 신빙성 없어"

31차례 스토킹·50만원 절도는 유죄

전 연인을 강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피해자가 “강간 직후 가해자를 만나 회를 받으러 간 점” 등 진술의 신빙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셔터스톡

헤어진 연인을 31차례 스토킹하고, 차에서 50만원을 훔친 혐의로 기소된 남성이 정작 '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피해자가 "강간을 당했다"고 진술한 당일, 피고인이 사준 회를 받으러 가는 등 상식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 점을 지적했다.


법원이 배척한 진술 "강간 직후 회를 받으러 갔다"

울산지방법원 제11형사부(재판장 박동규)는 전 연인 B씨(55, 여)를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B씨는 2020년 가을경, A씨가 차 뒷좌석에서 "사랑하는데 왜 내 마음을 모르냐"며 자신을 눕히고, "하지 마라"고 소리치며 발로 밀쳤음에도 강제로 성폭행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유죄의 유일한 직접 증거인 피해자 진술 신빙성을 배척했다.


결정적 이유는 강간 직후의 행적이었다. 피해자는 "폭력적인 강간"을 당했다고 진술한 지 불과 몇 시간이 지난 그날 저녁, A씨가 "가족들과 먹으라"며 포장 주문해 둔 회를 받기 위해 자신의 차를 몰고 가 A씨를 다시 대면했다. 재판부는 이를 "강간 피해를 당한 사람의 행동이라고 보기에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판단했다.


"강간당한 그 차에서 3년간 선물 받아"

법원은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양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B씨의 행동은 진술 내용과 조화되지 않는다고 봤다. B씨는 그 후로도 3년 이상 설, 추석, 생일 등에 A씨로부터 현금, 케이크, 건강식품 등 선물을 계속 받았다.


재판부는 B씨가 이 선물들을 "강간을 당했다고 진술한 바로 그 장소"인 A씨의 차 안에서 직접 받은 점을 지적했다. B씨는 심지어 A씨가 그 차 안에서 "두 번 정도" 성관계를 재시도했다고 진술했는데, 그럼에도 차에 단둘이 있는 것을 거부하지 않은 점은 "강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밝혔다.


강간 피해 신고가 3년 이상 지난 2024년 4월, 스토킹 신고 과정에서야 처음 진술된 점도 지적됐다. 재판부는 스토킹으로 인한 고통과 원망이 겹쳐 "과거 성관계에 대한 인식이나 기억 등이 사후적으로 왜곡되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유치장서 아내 이용해 2차 스토킹⋯유죄 인정

법원은 A씨의 강간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지만, 스토킹과 절도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A씨는 2024년 3월부터 4월까지 약 3주간 피해자 주거지와 직장에 31차례 찾아가거나 연락하며 스토킹했다.


심지어 4월 3일 현행범으로 체포돼 경찰 유치장에 구금된 상태에서조차 범행을 이어갔다. A씨는 면회 온 아내에게 "오해를 풀어달라"며 피해자의 전화번호를 알려줬고, A씨의 아내는 이튿날 피해자에게 3차례 전화를 걸어 사건 취하를 요구했다. 재판부는 A씨가 아내를 도구로 이용한 간접정범으로, 긴급응급조치(접근금지)까지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3월 25일에는 피해자에게 초콜릿을 주는 척하며 차 조수석에서 현금 50만 원이 든 핸드백을 훔친 혐의(절도)도 유죄로 인정됐다.


1000만원 합의에 '벌금 700만원'

재판부는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A씨가 스토킹·절도 혐의를 자백하고 1,000만 원을 지급해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결정적 양형 사유로 들었다. 피해자는 법원에 A씨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또한 훔친 50만 원이 "원래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반환하기 위해 가지고 있었던 돈"이라는 점도 참작됐다. 법원은 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나머지 스토킹 및 절도 혐의 등에 대해서는 벌금 700만 원과 40시간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참고] 울산지방법원 제11형사부 2024고합473 판결문 (2025. 6. 13.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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