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 후 강제집행, 변호사비는 얼마까지 받아낼 수 있나?
승소 후 강제집행, 변호사비는 얼마까지 받아낼 수 있나?
"이겼으니 다 받겠지?"…법원이 인정하는 비용의 한계와 숨겨진 위험

민사소송 승소 후 강제집행을 해도 변호사 비용은 실제 지출액이 아닌 법무사 보수 기준으로 일부만 돌려받는다. / AI 생성 이미지
민사소송에서 이겼지만 상대가 돈을 주지 않아 변호사를 선임해 강제집행에 나섰다면, 그 비용은 얼마나 돌려받을 수 있을까?
실제 지출한 변호사비 전액이 아닌, 법원이 정한 '법무사 보수 기준'이라는 깐깐한 잣대가 적용된다. 하지만 진짜 위험은 따로 있다. 2심에서 판결이 뒤집히는 순간, 받아낸 돈을 전부 돌려줘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승소 후에도 끝나지 않은 돈 싸움의 모든 것을 파헤친다.
변호사 선임했는데…왜 법무사 비용만 인정될까?
힘겨운 소송 끝에 1심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은 A씨. 하지만 패소한 상대방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결국 A씨는 변호사를 선임해 상대방의 재산을 압류하는 '가집행(채권압류 및 추심)'에 나섰다. 당연히 강제집행에 들어간 변호사 보수도 상대에게 청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원칙적으로 강제집행에 필요한 비용은 채무자(패소자)가 부담하는 것이 맞다(민사집행법 제53조). 그러나 법원은 변론 없이 서류로만 진행되는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의 경우, 변호사를 선임했더라도 실제로는 법무사가 해당 업무를 처리했을 때의 비용만큼만 상대방에게 물릴 수 있다고 본다.
안정현 IBS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채권압류추심명령신청을 하실 때 판결금 이외에 압류추심명령신청비용에 포함되는 인지대, 송달료, 변호사보수(서기료) 등을 함께 인정받으실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220만원 지출, 인정액은 48만원?'…법원의 깐깐한 계산법
그렇다면 실제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은 어느 정도일까. 판례에 따르면 보통 '집행신청서 작성료' 수십만 원에 '제출대행료' 약 2만 5천 원, 그리고 인지대와 송달료 등 실제 들어간 비용을 합산해 결정된다.
예를 들어, 청구 금액이 약 4천만 원이라면 집행비용으로 인정되는 금액은 총 50만 원 안팎이다.
실제로 한 판결에서는 강제집행을 위해 변호사에게 220만 원을 지급했더라도, 법무사 보수 기준에 따른 인정액이 48만 5천 원에 불과하다며 딱 그 금액까지만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내가 쓴 돈이 얼마인지가 아니라, 법이 정한 기준이 우선되는 것이다.
박성현 법률사무소 유(唯) 변호사 역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 시에는 법원비용, 송달료, 일부 변호사 보수 등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고, 조대진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변호사도 “압류추심신청시 일부비용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라며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했다.
진짜 위험: 2심서 뒤집히면 뺏은 돈도 '도로 토해내야'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비용 회수 문제보다 더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바로 '가집행의 실효' 위험이다.
1심 판결에 따른 가집행은 판결이 최종 확정되기 전에 미리 돈을 받아내는 임시 절차다. 만약 상대방이 항소하여 2심이나 대법원에서 1심 판결이 뒤집히면 어떻게 될까?
민사소송법 제215조는 이 경우 가집행으로 받아낸 돈(금원)과 집행을 위해 썼던 비용까지 모두 상대방에게 돌려주라고 규정한다. 어렵게 받아낸 돈을 고스란히 반환해야 하는 '역습'을 당할 수 있는 셈이다.
승리의 기쁨에 취해 성급하게 진행한 강제집행이 오히려 더 큰 손해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