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118대 지워질 동안 사건 뭉갠 부 경장… 변호사 "차원이 다른 중범죄"
CCTV 118대 지워질 동안 사건 뭉갠 부 경장… 변호사 "차원이 다른 중범죄"
시신엔 타살 정황
유족의 억울함, 국가배상으로 풀 수 있을까

제주 실종자 장미란 씨 사건을 허위 종결한 경찰관에게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 등 중범죄 혐의가 제기됐다. /연합뉴스
지난 5월 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 씨가 숙소에서 도보 5분 거리의 야자수 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장 씨의 연인이 실종신고를 했지만, 서부경찰서 부 모 경장은 불과 2시간 반 만에 "본인과 통화했다"며 사건을 임의로 종결했다. 실제 통화 기록은 없었고, 전산 시스템에는 장 씨를 '교통사고 사상자'로 허위 입력해 수사를 원천 차단했다.
"직무유기 넘어선 중범죄"⋯최대 징역 10년
로엘 법무법인 김상민 변호사는 28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 이를 "단순한 업무 태만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차원의 중범죄 혐의"라고 꼬집었다.
해당 경찰관에게는 수색을 포기한 '직무유기', 없는 통화를 지어내고 전산을 조작한 '공전자기록 위작 및 행사죄', 그리고 동료와 유족을 속인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적용된다.
이번처럼 전산을 적극적으로 위조해 시스템에 등록한 행위는 법정 최고형이 징역 10년에 달하는 중죄다.
CCTV 영상은 증발, 시신엔 '타살 정황'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경찰의 수사 방치로 최초 112 신고 녹음파일과 주변 CCTV 118대 영상이 보존 기한 만료로 영원히 지워졌다는 점이다.
더욱이 국과수 부검 결과 장 씨의 시신에서 타살의 대표적 정황으로 꼽히는 목뿔뼈(설골) 골절이 확인됐다.
김 변호사는 "만약 타살이라면 부 경장의 은폐 행위는 진범을 찾는 데 엄청난 방해 행위에 해당해 비난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경찰 부실 수사, 국가배상청구가 승부처
부 경장의 허위 종결과 장 씨 사망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형사 재판에서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 사라진 증거들 탓에 정확한 사망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핵심은 민사상 손해배상이다.
김 변호사는 "허위 보고로 두 달 넘게 속으며 겪은 유족의 극심한 고통과, 증거 멸실로 사망 경위를 밝힐 기회 자체를 영구히 빼앗긴 손해에 대해 국가배상을 묻는 것이 가장 중요한 승부처"라고 분석했다.
한편, 제주지방경찰청은 부 경장이 어젯밤 일부 혐의를 시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