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자유롭게 해지할 수 있다" 감언이설에 속지 마세요, 계약은 그런 게 아닙니다
"언제든 자유롭게 해지할 수 있다" 감언이설에 속지 마세요, 계약은 그런 게 아닙니다
자유롭게 계약 해지 가능한 경우는 거의 없어
손해배상과 위약벌 조항 둘 다 명시된 계약서
변호사들의 의견은 "둘 다 물어야 한다" vs. "한쪽만 물어도 된다"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 할 수 있다"던 회사의 말과는 다른 계약서. 손해배상금과 위약벌 조항이 모두 명시돼있다. 계약을 해지하려면, 이 둘을 모두 배상할 수밖에 없는 걸까.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A씨는 자신의 채널이 점점 커지자 한 '다중 채널 네트워크'(MCN: Multi Channel Network) 회사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 촬영부터 편집, 그리고 마케팅까지 오롯이 혼자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회사가 전폭적인 지원과 "언제든지 자유롭게 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약속도 했기 때문에 이곳을 선택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선택을 후회했다. 회사의 스타일과 도저히 맞지 않았고 지원 내용도 생각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전속계약을 해지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이를 들은 회사의 반응은 "계약서를 보고, 서면으로 통보해라"였다.
계약서를 보니 계약 해지에 따른 손해배상 조항 뿐만 아니라 위약벌 조항까지 있었다. 투자금 전액을 손해배상하고, 정산금액을 기준으로 위약벌을 토해내야 했다.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 할 수 있다"던 회사의 말과는 다른 이 계약서. 전속 계약을 해지하려면, 이 둘을 모두 배상해야 하는 걸까.
변호사들은 A씨의 사례를 두고 "계약을 신중히 해야 하는 이유"라고 정의했다. 일단 계약서에 서명하면, 그 내용이 아무리 터무니없어도 나가려면 큰 대가를 치러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확신의 황성현 변호사는 "언제든 자유롭게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계약서 내용은 다르게 기재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유승 종합법률사무소의 신동희 변호사도 "(계약 구조상)크리에이터에게 불리한 조항이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일단 계약서에 서명하면 단순히 부당하다는 이유로 빠져나오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한원 고광욱 변호사 역시 "언제든 자유롭게 해지할 수 있다는 것은 계약체결 과정에서 회사가 한 발언일 뿐"이라며 "정확한 내용은 계약서의 명문에 기초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A씨가 취할 수 있는 조치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변호사들은 일단 계약취소 사유가 있는지 찾아봐야 한다고 말한다.
고광욱 변호사는 "A씨가 계약을 해지하려는 이유를 내용증명을 작성하면 되는데, 별도의 계약 무효 사유가 없는 한 계약을 무효로 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했다.
황성현 변호사는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 등 민법상 계약취소 사유에 해당할 여지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A씨 입장에서는 손해배상금과 위약벌을 모두 무는 것이 부당하다고 느껴진다.
이에 대해 변호사들의 의견은 나뉘었다. 신동희 변호사는 "계약서에 위약벌과 손해배상 예정 조항을 둘 다 삽입한 경우라면, 이에 대해 모두 배상해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약서에 위약벌과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모두 있을 때는 이에 대한 무효를 주장할 수 있는지, 또 지나친 금액에 대한 감액을 주장할 수 있는지 등을 따져 볼 필요도 있다"고 했다.
이와 달리 손해배상과 위약벌 중 한 쪽만 부담하면 된다는 의견도 있다.
고광욱 변호사는 "위약벌 및 손해배상의 조항 중 높은 금액을 택해 청구하여 올 것"으로 봤고, 황성현 변호사는 "정확한 것은 계약서를 전체적으로 살펴봐야 하겠지만 둘 중 하나만 책임지면 된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