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누명 씌우고 '현대판 노예 각서'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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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누명 씌우고 '현대판 노예 각서' 강요

2026. 04. 10 11:0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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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연대보증 세우고 '인증샷' 찍어 유포

5인 미만 사업장 사장이 직원을 횡령범으로 몰아 1년 6개월의 강제 노동 각서를 쓰게 하고, 부모를 연대보증인으로 세우며 협박했다. / AI 생성 이미지

5인 미만 사업장 사장이 직원을 횡령범으로 몰아 신분증을 빼앗고, 1년 6개월간 강제 노동을 명시한 변제 각서를 쓰게 해 충격을 주고 있다.


심지어 부모님을 연대보증인으로 세우고 사진을 찍어 다른 직원에게 유포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변호사들은 공갈, 명예훼손 등 중범죄에 해당한다고 입을 모았다.


횡령 누명과 1년 6개월짜리 ‘노예 각서’


2024년,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책임자로 근무하던 A씨는 사장으로부터 횡령범으로 몰렸다. 사장은 A씨를 압박하며 신분증과 인감을 빼앗고, 가족관계증명서와 등본 등 개인 서류를 요구해 카카오톡으로 전송받았다.


이어진 것은 '변제 각서' 작성이었다. 각서에는 A씨가 피해액을 전액 변제하며, 1년 6개월 동안 해당 사업장에서 근무하면서 매달 일정 금액을 갚아 나간다는 내용이 담겼다. 심지어 A씨의 부모님까지 연대보증인으로 서명해야 했다.


"강아지 파양해라"…선 넘은 사생활 통제와 가스라이팅


각서 작성 이후 사장의 부당한 요구는 그치지 않았다. 심야 시간에 업무를 지시하는가 하면, 매장 근처로 이사를 오라고 강요했다. A씨가 키우는 강아지를 파양하라는 등 사생활에 대한 도를 넘는 간섭과 가스라이팅도 이어졌다.


급기야 다른 지점 점주들까지 포함된 단체 카톡방을 만들어 A씨의 모든 업무를 보고받고 지시하는 등 모욕적인 통제도 서슴지 않았다. 결국 분노를 참지 못한 A씨는 퇴사를 결심했지만, 사장은 마지막 달 임금과 퇴직금마저 지급하지 않았다.


"명백한 공갈죄"...변호사들 '각서 무효' 한목소리


법률 전문가들은 사장의 행위가 단순한 갑질을 넘어 여러 형사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신사 법무법인 정준현 변호사는 "사장이 횡령을 구실로 신분증을 강탈하고 강제 노역을 규정한 변제 각서를 작성하게 한 행위는 공갈죄와 강제근로 금지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작성된 각서는 극심한 공포심과 강박 상태에서 이루어진 의사표시이므로 민사상 취소할 수 있으며, 연대보증을 선 부모님 역시 책임에서 벗어날 여지가 충분합니다"라고 덧붙였다.


홍대범 법률사무소 홍대범 변호사 역시 근로기준법 제7조를 인용하며 "'폭행, 협박, 감금, 그 밖에 정신상 또는 신체상의 자유를 부당하게 구속하는 수단으로써 근로자의 의사에 어긋나는 근로를 강요하지 못한다'고 규정합니다"라면서 해당 각서의 강제노동 조항이 명백한 법 위반임을 강조했다.


법무법인호암 신의철 변호사는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위약금·손해배상 예정 계약을 명시적으로 금지한다"며 횡령을 입증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작성된 각서와 연대보증은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부모님 '인증샷' 유포까지…"중대한 명예훼손"


사장의 범죄 혐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A씨에 따르면, 사장은 각서 작성 당시 A씨의 부모님이 각서를 들고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두었다. 이후 이 사진을 먼저 퇴사한 다른 직원에게 전송하며 "A씨가 횡령을 했다"고 말한 뒤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률사무소 송지 배성권 변호사는 "각서를 든 부모님 사진을 타 직원에게 전송하며 횡령했다고 말한 행위는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며 "타 직원의 증언과 증거를 확보하신 점은 매우 유리합니다"라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 이주헌 변호사도 "부모님이 각서를 들고 있는 사진을 타 직원에게 전송하며 횡령 사실을 적시한 행위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 성립 요건을 충족합니다"라고 설명했다.


변호사들은 공갈, 강요, 명예훼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여러 혐의를 묶어 하나의 사건으로 고소하는 것이 가능하며, 노동청 신고와 별개로 형사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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