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지도라며 터치…무죄 인정된 단 하나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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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지도라며 터치…무죄 인정된 단 하나의 조건

2025. 11. 01 07:33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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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 교정"인가 "추행 고의"인가: 엇갈린 트레이너의 운명

형사사법 시스템의 작동 원리 재조명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헬스 트레이너 A씨는 여성 회원에게 '힙 어브덕션' 운동을 지도하던 중, 손가락으로 피해자의 음부를 3회 눌렀다는 혐의로 강제추행죄로 기소됐다.


트레이너와 회원의 관계 속에서 발생한 신체 접촉은 '정당한 운동 지도 목적'이었는지, 아니면 '성적 의도가 있는 추행'이었는지에 따라 A씨의 운명을 완전히 갈랐다.


법원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무죄 판단의 핵심은 해당 운동의 특성상 트레이너가 정확한 자세 확인과 허벅지 안쪽 근육에 힘이 들어가는지 확인하기 위해 해당 부위에 손을 댈 수 있다는 점이었다.


신체 접촉 전 구체적 동의를 구하지 않은 점은 부적절했으나, 이것만으로 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해당 클럽이 개방된 구조였고 A씨가 수년간 성추행 항의를 받은 사실이 없다는 정황도 참작됐다.


그러나 모든 트레이너가 A씨와 같은 결론을 얻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가 '브릿지' 자세를 할 때 "죄송해요", "때찌"라고 말하며 피해자의 성기 앞부분을 손으로 2회 쳤던 또 다른 트레이너 B씨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며 유죄가 확정됐다.


법원은 B씨의 행동이 피해자의 자세를 바로 잡는 것이 아니라 음부를 툭 쳤을 뿐이며, 음부를 만질 특별한 필요가 없었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100명 중 3명만 무죄: 극히 희소한 '결백'의 확률

이처럼 헬스트레이너 성추행 사건은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유무죄가 엇갈리지만, 이 사건들이 놓인 한국 형사사법 시스템의 통계적 현실은 매우 냉혹하다.


제공된 2024년 사법연감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 형사공판사건의 무죄율은 극히 낮다.

2024년 사건 개황
2024년 사건 개황


  • 제1심 무죄율: 약 3.1%


  • 항소심 무죄율: 약 1.4%


  • 상고심 무죄율: 거의 0%에 근접


이는 100건의 형사사건 중 약 97건이 유죄로 확정되는 '유죄 편향적' 구조임을 보여준다.


독일 등 대륙법계 국가의 평균 무죄율(약 5% 내외)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실무적으로 '유죄 추정의 경향'이 있을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을 동반하는 수치다.


따라서 이러한 통계적 난관 속에서 무죄 판결이 나왔다는 것은 '극히 예외적인 결과'이며, 형사사법 시스템이 오판을 방지하는 본질적인 기능을 수행했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합리적 의심'의 방패: 무죄 판결이 가진 법리적 무게

무죄율 3.1%라는 통계적 난관을 뚫고 나온 무죄 판결은 단순히 "죄가 없다"는 선언 이상의 법적 의미를 지닌다.


1. 합리적 의심의 원칙 실질적 작동

무죄 판결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이 없다"는 법원의 공식적인 판단을 의미한다.


이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유죄를 단정할 수 없으며,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황이나 증거를 통해 '합리적 의심'을 성공적으로 제기했음을 입증한다.


2. 무죄추정의 원칙 관철

헌법상(제27조 제4항) 원칙인 무죄추정의 원칙이 실질적으로 작동했음을 확인시켜 준다.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가더라도, 법원이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엄격한 증거재판주의에 입각하여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했다는 증거다.


3. 형벌권 부존재의 법적 선언

무죄 판결은 국가의 형벌권이 해당 피고사건에 대하여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하는 실체적 종국재판이다. 이는 단순한 처벌 면제를 넘어, 국가가 애초에 형벌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법적 결백을 선언하는 것이다.


'결백' 입증의 실익: 명예 회복과 권리 구제

무죄 판결은 피고인 개인에게도 매우 중요한 법적 실익을 가져다준다.


  • 명예 회복의 법적 근거: 무죄판결 공시제도(형법 제58조 제2항)를 통해 형사절차로 인한 명예 훼손의 회복 기회를 제공하며, 유죄 낙인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


  • 형사보상청구권 행사: 구금되었던 피고인이 무죄판결을 받은 경우, 국가에 대하여 형사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헌법 제28조).


  • 비용보상청구권: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 재판에 소요된 변호인 선임료 등의 비용을 국가에 보상 청구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194조의2).


트레이너 무죄의 결정적 조건: 업무의 정당성

헬스트레이너 성추행 사건은 낮은 무죄율 속에서도 '업무상 신체 접촉'과 '성적 추행'의 경계를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무죄 판결 사례들은 주로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정당한 지도 목적'을 입증했을 때 선고된다.


  • 해당 운동 동작의 특성상 신체 접촉이 불가피했다는 점.


  • 자세 교정이나 근육 확인 등 정당한 지도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


  • 개방된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 여부.


  • 피해자가 당시 즉각적인 불쾌감을 표시하지 않았다는 정황.


이러한 판결들은 성범죄 사건이라는 사회적 엄벌 요구가 강한 영역에서도 법원이 증거재판주의를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으며, 구체적 사실관계와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추행의 고의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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