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주식 종목명까지 보고해" 아내의 요구, 들어줘야 하나?
"보유 주식 종목명까지 보고해" 아내의 요구, 들어줘야 하나?
'부부 돈은 공동소유' 주장...법조계 "명백한 월권, 이혼·형사처벌 사유"

‘부부 돈은 공동 소유’라며 남편에게 모든 금융정보 보고를 요구하는 아내 문제와 관련, 법률 전문가들은 민법상 ‘부부별산제’ 원칙에 따라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 AI 생성 이미지
결혼 5년 차, 생활비 대부분을 부담하는 남편에게 아내는 "부부 돈은 공동 소유"라며 주식 종목, 카드 내역 등 모든 금융정보를 엑셀로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심리적 압박에 못 이겨 자료를 넘긴 남편. 과연 부부라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모든 재산 내역을 공개할 의무가 있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법적 근거가 없는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이혼 및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모든 카드 내역, 엑셀로 보고해"... 선 넘은 아내의 통제
결혼 5년 차 맞벌이 부부인 A씨. 아내보다 소득이 2~3배 많아 생활비 대부분을 책임지고, 결혼 초에는 모아둔 돈 1억 원 이상을 아내에게 맡기기까지 했다. 하지만 아내의 요구는 끝이 없었다. 아내는 "부부 돈은 어차피 다 공동 소유"라며 A씨 명의로 된 남은 자산마저 통제하려 들었다.
A씨가 총액과 큰 틀의 자산 현황은 공유하겠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아내는 '주식의 개별 종목명과 수익률', '모든 카드 상세 결제 내역', '계좌 이체 상세 내역'까지 엑셀 파일로 정리해 보고하라고 쏘아붙였다.
A씨가 이를 거부하자, 아내는 며칠간 대화를 거부하고 화를 내는 등 심리적 압박을 가했다. 결국 A씨는 이를 견디다 못해 모든 내역을 넘겨주고 말았다.
"터무니없는 소리"...우리 민법은 명백한 '부부별산제'
A씨 아내의 '공동 소유' 주장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법적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우리 민법 제830조가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그 사람의 '특유재산'으로 보는 '부부별산제'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조기현 변호사(법무법인 대한중앙)는 "우리나라는 법률 상 부부별산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부부의 재산도 각각 개인의 소유일 뿐"이라며 "A씨가 번 돈은 당연히 A씨 소유고, 공동 소유라는 주장은 법적으로는 터무니 없는 소리입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즉, A씨 명의의 재산은 원칙적으로 A씨의 것이라는 의미다.
서유리 변호사(법률사무소 유리)는 "'공동 소유'라는 개념은 추후 이혼 시 재산분할 단계에서 기여도를 따질 때 등장하는 논리이지, 혼인 생활 중에 상대방의 명의 재산을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경제적 통제, '부당한 대우' 넘어 '형사처벌' 대상될 수도
전문가들은 아내의 과도한 정보 요구와 이를 관철하기 위한 심리적 압박이 단순한 부부 다툼을 넘어 재판상 이혼 사유, 심지어 형사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대현 변호사(법무법인 도모)는 "지속적인 비난, 무시, 대화 거부 등 심리적 압박을 통해 과도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통제를 가하는 행위는 민법 제840조 제3호의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에 해당하여, 재판상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혼인 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중대한 행위라는 판단이다. 심지어 형사 처벌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조기현 변호사는 A씨 아내의 행동을 두고 "상대방의 행동은 형사적으로 강요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아내라고 하더라도 형사고소할 수 있고 당연히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부부라는 이유로 상대방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행위는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는 명백한 '월권'이라는 게 법조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