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여고생 납치·추행 시도…합의하니 바로 풀려났다
대낮 여고생 납치·추행 시도…합의하니 바로 풀려났다
'비명 지르며 저항'
대낮 주택가 40대, 여고생 '추행약취 미수' 및 '상해' 혐의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귀가하던 여고생을 뒤쫓아가 팔을 잡고 추행하려 한 혐의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 A 씨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법원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며 A 씨에게 비교적 가벼운 처분을 내린 배경과 법적 쟁점에 관심이 쏠린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는 A 씨에게 추행약취미수 및 상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A 씨에게 징역형과 함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특히 보호관찰 기간에는 피해자나 가족에게 접근하거나 연락을 취하지 말 것을 특별 준수사항으로 부과했다.
사건은 지난 7월 1일 오후 4시 5분경 부산 사하구의 한 주택가에서 발생했다.
A 씨는 교복을 입고 지나가던 여고생 B 양을 보고 성적 충동이 일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B 양의 양팔을 뒤에서 잡아 추행하려 했으나, B 양이 비명을 지르며 격렬하게 저항하다 도망치면서 미수에 그쳤다. 이 과정에서 B 양은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법적 쟁점은?
A 씨에게 적용된 주요 혐의는 추행약취미수죄와 상해죄다.
추행약취죄는 형법 제288조 제1항에 따라 추행 목적으로 사람을 약취 또는 유인한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으며, A 씨의 경우 미수에 그쳤지만 처벌 대상이 된다. 또한, 피해자에게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부분은 형법 제257조 제1항의 상해죄에 해당해 7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해질 수 있다.
재판부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라는 양형을 결정하면서 밝힌 핵심 이유는 '피해자와의 합의'였다.
재판부는 "범행의 대상이나 동기, 수법에 비춰봤을 때 비난의 가능성이 높으나,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양형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낮 주택가에서 미성년자인 여고생을 대상으로 성적 충동에 의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죄질이 나쁘지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이 유리한 정상으로 작용한 것이다.
미성년자 성범죄, '합의'가 감형의 결정적 요소 되나
이번 판결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중대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집행유예가 선고되어 그 적정성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남는다.
추행약취미수죄는 법정형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결코 가볍지 않다.
법조계에서는 유사 사례에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범행의 경우 죄질이 더욱 불량하다고 평가되지만, 피해자와 합의하여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집행유예 선고의 결정적인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된 사례가 다수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유사한 추행약취미수 사건에서 피해자와 합의한 경우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된 판례도 있다.
A 씨에게 선고된 징역 1년 6개월은 집행유예 요건인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충족하며,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명령, 취업제한명령, 보호관찰명령 등 부가처분 역시 관련 법령에 따른 적법한 조치로 판단된다. 특히 보호관찰 특별 준수사항으로 피해자나 가족에게 접근 및 연락 금지를 명한 것은 피해자 보호를 위한 필수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피해자 2차 피해 방지 위한 법원의 추가 보호 조치들
미성년자가 성폭력범죄 등의 피해자인 경우, 법원은 일반 성인 피해자보다 강화된 보호 조치를 취한다. 이는 피해자가 형사 절차에서 입을 수 있는 2차 피해를 방지하고, 미성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법원이 취할 수 있는 미성년자 피해자에 대한 추가 보호 조치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재판 과정에서의 보호 조치
- 신뢰관계인의 동석: 피해자를 증인으로 신문할 때 심리적 안정을 위해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을 동석하게 할 수 있다.
- 진술조력인의 참여: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피해자를 위해 진술조력인이 증인 신문에 참여하여 보조할 수 있다.
- 중계장치 또는 차폐시설을 통한 증인신문: 피고인과 대면하여 진술하는 것에 심리적 부담을 느낄 경우 비디오 등 중계장치나 가림 시설을 설치하고 신문할 수 있다.
- 심리의 비공개: 미성년자 피해자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재판부가 심리를 비공개할 수 있다.
피해자 변호사 제도
- 국선변호사의 필요적 선정: 19세 미만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 검사가 국선변호사를 선정해야 한다.
영상녹화물의 증거 사용
- 19세 미만 피해자의 진술은 조사 과정이 영상녹화되고, 해당 영상녹화물이 법정에서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
피해자의 신원 및 사생활 보호
- 수사 및 재판에 관여하는 공무원 등은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인적사항이나 사진 등을 누설하거나 공개해서는 안 된다.
이번 사건의 경우 집행유예 선고의 적정성에 대한 사회적 논란은 지속될 수 있으나, 법원이 피해자와 가족에게 접근 금지를 명하는 특별 준수사항을 부과하는 등 피해자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한 것은 피해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대응으로 보인다.
향후 보호관찰 기간 동안 이 특별 준수사항이 철저히 이행되는지 감독하는 것이 중요하며, 피해자의 신변 보호를 위한 추가적인 조치도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