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탁탁!" 양치 후 세면대에 칫솔 터는 소리…법원은 층간소음 아니랍니다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탁탁탁!" 양치 후 세면대에 칫솔 터는 소리…법원은 층간소음 아니랍니다

2025. 12. 12 12:29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매일 밤 화장실서 들리는 타격음, 고문이 따로 없다" 하소연 빗발쳐

법조계 "생활 필수 행위라 처벌 어려워"

보복성 맞대응은 오히려 불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낮이고 밤이고, 새벽이고 가리지 않습니다. 양치만 하면 세면대에 칫솔을 '탁탁탁' 터는데, 이 소리가 벽을 타고 울려서 미치겠습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이다. 작성자는 윗집의 칫솔 터는 소리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댓글 반응은 뜨거웠다. "우리 집도 그렇다", "새벽 6시에 그 소리 들으면 살인 충동 느낀다", "짐승만도 못하다"는 격한 공감이 쏟아졌다. 심지어 "똑같이 쳐서 복수했다"는 '맞불 작전' 무용담까지 등장했다.


발망치나 피아노 소리만 층간소음인 줄 알았는데, 고작 칫솔 터는 소리가 법적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을까? 화장실 소음의 법적 딜레마를 파헤쳐봤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 작성자는 이웃의 반복적인 생활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 작성자는 이웃의 반복적인 생활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칫솔 소리, 법적으로는 소음 아닌 '생활'

결론부터 말하면, 윗집의 칫솔 터는 소리를 법적인 층간소음으로 처벌하기는 매우 어렵다.


현행법상 욕실에서 물을 내리거나 사용하는 소리는 층간소음 범위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칫솔을 세면대에 내려치는 건 물소리가 아닌 인위적 타격음이다. 그렇다면 규제해야 하지 않을까?


법원의 판단은 냉정하다. 법조계는 이를 '수인한도(참을 수 있는 한도)' 내의 행위로 본다. 양치질은 위생을 위한 필수적인 생활 행위이고, 물기를 털어내는 과정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소음이 발생하는 시간도 고작 수초에 불과하다.


실제로 법원은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에서 일시적인 생활소음 발생은 불가피하다"며, 층간소음 판단 시 소음의 크기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예민함 같은 주관적 요소도 고려한다. 즉, 당하는 사람은 괴롭지만, 법은 이를 "공동체 생활에서 참아야 할 수준"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


홧김에 '맞탁탁' 했다간… 도리어 가해자 된다

문제는 감정싸움이 되어 보복으로 이어질 때다. 커뮤니티에는 "천장을 같이 쳤다", "따라 들어가서 똑같이 쳤다"는 후기들이 보인다. 하지만 이는 법적으로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단순히 칫솔을 터는 건 생활이지만, 아랫집 소음에 화가 나 고의로 천장을 치거나 더 큰 소음을 내는 건 불법행위가 된다.


인천지법은 층간소음에 보복하기 위해 고의로 소음을 발생시킨 행위를 불법으로 인정하고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다(2022가합53890 판결). 윗집의 칫솔질은 생활로 보호받지만, 아랫집의 보복 소음은 고의적 괴롭힘으로 처벌받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법보다 가까운 건 배려

그렇다면 매일 밤 '탁탁' 소리에 시달리는 피해자는 꾹 참아야만 할까. 전문가들은 법적 대응보다는 소통이 가장 빠르고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조언했다.


세면대 칫솔 털기는 발망치처럼 무의식적인 습관인 경우가 많다. 윗집은 자신의 행동이 아랫집에 천둥소리처럼 울린다는 사실조차 모를 확률이 높다. 관리사무소를 통해 정중하게 "소리가 파이프를 타고 크게 울리니, 수건이나 휴지에 털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1단계다.


만약 소음이 고의적이고 지속적이라면 소음 측정 기록을 남기고 환경분쟁조정위원회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부득이 발생하는 소리"라는 법원의 높은 벽을 넘기는 쉽지 않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