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보내줘" 유도 후 고소 협박… '통매음 헌터'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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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보내줘" 유도 후 고소 협박… '통매음 헌터' 주의보

2026. 03. 10 17:15 작성2026. 03. 11 10:53 수정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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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덤채팅앱 프로필 믿었다가 합의금 협박

'통매음 헌터' 수법에 '경고등'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성인용 랜덤 채팅 앱에서 '사진을 보내주면 답장하겠다'는 프로필 문구를 보고 신체 사진을 전송했다가, "고소했다"며 합의금을 요구하는 협박에 시달리는 남성의 사연이 알려져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합의금을 노린 전형적인 '통매음 헌터'의 수법이라며, 섣불리 사과하거나 상대의 요구에 응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사진 보내줘" 한마디에 시작된 악몽

성인 전용 랜덤 채팅 앱을 이용하던 A씨는 '사진 보내줘. 마음에 들면 답장할게'라는 자기소개를 쓴 상대를 발견했다. 앱 특성상 성적인 대화나 사진이 오가는 분위기라 생각한 A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자신의 성기 사진을 전송했다.


그러자 상대방은 기다렸다는 듯 "오픈채팅 오실래요?"라며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으로 그를 유인했다.


A씨가 채팅방에 입장해 인사를 건네자마자 상대의 태도는 180도 돌변했다. 상대는 A씨의 닉네임을 확인한 뒤, 경찰청 온라인 고소 시스템(ECRM)에 사건이 접수된 듯한 화면을 캡처해 보냈다.


이어 "만약 특별한 답변이 없거나 연락을 회피하실 경우, 부득이하게 정식 고소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라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당황한 A씨가 물음표를 보내자, 상대는 "사과도 없으시네요. 선처 절대 없습니다. 수고하세요."라는 싸늘한 말을 남기고 대화를 끊었다.


A씨는 과거 '사과를 할 경우 잘못이 인정된다'는 상담 사례를 찾아본 기억을 떠올려, 섣부른 대응 대신 대화 목록을 모두 저장하고 상대를 차단하는 것으로 대응을 마쳤다고 밝혔다.



변호사들 만장일치 진단, "교과서적인 헌터 수법"

A씨의 사연을 접한 변호사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통매음 헌터'의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통매음 헌터는 통신매체이용음란죄를 빌미로 합의금을 갈취하는 이들을 일컫는 신조어다.


법무법인 정향 김연수 변호사는 "현재 질문자님께서 겪고 계신 상황은 전형적인 통신매체이용음란죄 기획 고소, 즉 합의금을 노린 헌터의 수법으로 강하게 의심됩니다."라고 단언했다.


법무법인 도전 박준우 변호사 역시 "사과를 유도하려 한 것도 '잘못을 인정했다'는 증거를 만들기 위한 전형적인 행동입니다. 질문자님이 사과하지 않고 대화 저장 후 차단하신 건 아주 잘하신 대응입니다."라고 평가하며 A씨의 초기 대응을 칭찬했다.


법무법인(유) 에스제이파트너스 옥민석 변호사는 더욱 직설적으로 "헌터입니다. 아무 문제 없으니 일상으로 돌아가시기 바랍니다."라며 A씨를 안심시켰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상대방이 의도적으로 성적 대화나 사진을 유도한 뒤, 미리 준비한 고소장 화면으로 심리적 압박을 가해 합의금을 뜯어내는 것이 헌터들의 상투적인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처벌 가능할까? "상대방 의사에 반했는지가 핵심"

그렇다면 A씨는 실제로 처벌을 받게 될까?


전문가들은 처벌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분석한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성폭력처벌법 제13조)가 성립하려면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사진 등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도달하게 해야 한다.


법률사무소 예준 신선우 변호사는 이 사건의 법적 쟁점에 대해 "귀하 사안의 핵심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했는지'입니다."라고 명확히 짚었다.


상대방이 프로필에 '사진 보내줘'라는 문구를 명시하며 먼저 사진 전송을 유도했기 때문에 '의사에 반했다'는 범죄 성립의 핵심 요건이 충족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변호사 역시 법리적 분석을 더했다.


그는 "의뢰인님의 경우 기재해 주신 내용에 따르면 상대방이 성적인 내용을 전송하도록 유도한 상황으로 사료되는바, 상대방은 의뢰인님께서 전송하신 내용으로 인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므로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성립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사료됩니다."라고 설명하며, 범죄 성립 자체가 어렵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설령 상대가 보낸 ECRM 접수 화면이 진짜라 하더라도, 이는 정식 수사 개시를 의미하지 않는다.


박준우 변호사에 따르면 헌터들은 자신의 유인 행위가 드러나 공갈죄로 역고소당할 위험 때문에 실제 정식 고소로 이어가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고소를 빌미로 돈을 요구하는 행위는 공갈죄에 해당할 수 있어, 헌터가 역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사안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절대 합의금을 보내지 말고, 상대 프로필과 전체 대화 내용을 증거로 확보한 뒤 차분히 경찰의 연락을 기다리거나, 불안하다면 변호사와 상담해 대응 방향을 정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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