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도 안 썼는데 1100만원 '증발'?…황당한 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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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도 안 썼는데 1100만원 '증발'?…황당한 건설사

2026. 03. 10 11:1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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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명백한 약관법 위반, 14일 내 환불도 가능"

A씨가 모델하우스 방문 후 계약서 없이 계약금 1100만원을 보낸 뒤, 개인 사정으로 해지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 AI 생성 이미지

모델하우스 방문 후 계약금 1100만 원을 보냈다가 개인 사정으로 해지를 요청하자 '당신 책임'이라며 거부당한 사연이 전해졌다. 계약서 작성은 물론, 환불 규정에 대한 사전 고지조차 없었던 상황.


법률 전문가들은 '명백한 약관규제법 위반'으로 '계약 불성립'을 주장할 수 있다며, '14일 이내 청약철회'와 '내용증명 발송'을 통한 계약금 반환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안 물어본 네 탓"...계약서도 없이 1100만원 발목


새 아파트의 꿈을 안고 모델하우스를 찾았던 A씨는 악몽 같은 며칠을 보냈다. 상담사의 설명에 따라 1차 계약금과 발코니 비용 1,100만 원을 건설사 계좌로 보냈지만, 정식 계약서는 쓰지 않았다. 계약 취소나 환불 불가 같은 중요한 내용은 단 한마디도 듣지 못했다.


그러나 며칠 뒤 개인 사정으로 중도금과 잔금 마련이 어려워지자, A씨는 상담사에게 문자로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 돌아온 것은 "반환 불가"라는 차가운 답변과 계약을 강행하라는 압박이었다.


A씨가 "돈이 이미 신탁사로 넘어갔다", "원래 우리 회사는 그렇다"는 이해할 수 없는 변명에 "왜 사전에 환불 규정을 알려주지 않았냐"고 따지자, 상담사는 "당신이 안 물어봤으니 당신 책임"이라며 적반하장으로 나왔다.


"14일의 골든타임, 방문판매법 적용 가능성"


일부 전문가는 '14일'이라는 기간에 주목했다. 로티피 법률사무소 최광희 변호사는 "모델하우스 방문계약의 경우, 통상 계약서 작성 14일 이내에 환불이 가능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방문판매법)에 근거한 조언으로 풀이된다.


방문판매법 제8조에 따르면, 전화 권유 등을 받고 사업장 외의 장소에서 계약한 소비자는 계약서를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아무런 위약금 없이 청약을 철회할 수 있다. 만약 A씨의 모델하우스 방문이 건설사의 적극적인 유인 행위에 의한 것이었다면 이 법의 적용을 주장해볼 수 있다.


"싸인 안 했으면 무효... '계약 불성립'이 핵심"


더 많은 전문가는 계약서 자체가 없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즉, 법적으로 계약이 성립조차 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계약서 작성조차 하지 않은 경우라면 약관규제법 적용 여부를 떠나 계약금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경천 김명수 변호사 역시 "계약서가 없기 때문에 충분히 계약의 불성립을 주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라며 같은 의견을 냈다.


건설사가 '구두 계약'도 계약이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부동산처럼 중요한 재산 거래에서 계약의 핵심 내용이 확정되지 않고 서면 계약서가 없다면 법정에서 인정받기 어렵다. 김도헌 변호사는 한발 더 나아가 "굉장히 위법한 분양계약으로 보입니다"라며 절차 자체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말로 안 통하면 법으로... 내용증명 후 소송이 답"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1,100만 원을 되찾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선 내용증명, 후 소송'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변호사 명의의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해지 의사를 명확히 하고, 불응 시 소송으로 진행될 것이며, 패소할 경우 상대방이 소송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해 압박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A씨에게 "토요일까지 계약서 작성 기한을 지키셔야 할 의무는 전혀 없다"며 섣불리 계약서에 서명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만약 건설사가 끝까지 버틴다면 소송은 피할 수 없다. 김도헌 변호사는 "소송을 안하면 시행사 측은 절대로 납입한 돈을 돌려주지 않습니다"라며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통해 권리를 찾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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