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끝나기 전 이사 가는데…집주인이 "보증금 대출 이자 50만원 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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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끝나기 전 이사 가는데…집주인이 "보증금 대출 이자 50만원 내라"고 합니다

2026. 08. 18 16:0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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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시적 갱신 중 결혼으로 퇴거 통보하자…집주인 "자금 없다"며 이자 부담·잔금 분할 반환 요구

묵시적 갱신 계약 중인 세입자가 이사를 위해 해지를 통보하자 집주인은 보증금 반환용 대출의 이자를 세입자에게 요구했다. / AI 생성 이미지

A씨는 전세 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된 상태에서 살고 있었다. 보증금은 1억 3000만원이다.


결혼으로 이사를 가게 된 A씨는 지난 7월 9일 집주인에게 오는 8월 31일에 집을 비우겠다고 알렸다. 9월 2일로 예정된 신혼집 대출을 받으려면 현재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아 기존 대출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집주인은 "당장 돈이 없다"며 황당한 제안을 했다. 보증금 중 1억원은 대출을 받아 먼저 줄 테니, 그 대출 이자로 발생하는 50만원을 A씨가 부담하라는 것이다. 나머지 잔금 3000만원은 다음 세입자가 구해져야 돌려주겠다고 했다.


A씨는 집주인의 대출 이자를 내주면서까지 보증금을 돌려받아야 할까?


보증금 돌려주려 받는 대출 이자, 세입자가 낼 법적 의무는 '전혀 없다'


변호사들은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받는 대출의 이자를 세입자가 부담할 법적 의무는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변호사 홍현필 법률사무소의 홍현필 변호사는 "임대차보증금 반환은 임대인의 고유한 법적 채무이며, 보증금 마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비용이나 이자는 전적으로 채무자인 임대인이 부담해야 할 성질의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쉴드의 이진훈 변호사도 "임대인이 보증금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는 것은 임대인의 채무 이행 방식일 뿐이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이자는 임대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라며 "임차인이 이를 떠안을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보증금 중 일부인 3000만원을 다음 세입자가 구해질 때까지 미뤄서 주겠다는 요구 역시 법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는 조건이다.


변수는 '묵시적 갱신' 해지 효력, 통보 후 3개월 뒤 발생


다만 변호사들은 A씨의 계약이 '묵시적 갱신' 상태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 경우 법적인 계약 해지 효력이 발생하는 시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묵시적으로 갱신된 계약은 세입자가 언제든지 해지를 통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효력은 집주인이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나야 발생한다.


A씨가 7월 9일에 해지를 통보했으므로, 법적인 계약 종료일과 보증금 반환 의무 발생일은 3개월 뒤인 10월 9일이다. A씨가 원하는 퇴거일 8월 31일은 아직 법적 계약 기간 중인 셈이다.


HB & Partners의 이충호 파트너 변호사는 "임대인 입장에서는 법적 반환일(10월 9일) 전에 앞당겨 반환하는 것이어서 그 과정의 비용 분담을 요구할 협상의 여지가 생기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법적 의무 없지만, 조기 반환 위한 '협상 비용' 될 수도


결론적으로 집주인의 이자 부담 요구는 법적 근거가 없는 부당한 요구다. 하지만 A씨가 9월 초로 예정된 신혼집 대출을 위해 보증금 조기 반환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점이 실리적 판단을 필요하게 만든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법적 의무는 아니지만 50만원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1억원을 확실히 반환받는 서면 합의서를 작성해 신혼집 대출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진행하는 실리적 선택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윤영석 변호사도 "법률상 당연히 내야 하는 돈은 아니지만, 아직 임대차가 종료되지 않았다면 조기 반환을 받기 위한 협상 조건이 될 수는 있다"고 봤다.


만약 협상을 통해 보증금을 일부라도 먼저 돌려받기로 했다면, 언제 얼마를 반환할지 명확히 기재한 합의서를 반드시 작성해야 한다. 또한 약속된 날짜에 보증금 전액을 돌려받지 못한 채 이사해야 한다면, 이사 전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 보증금에 대한 권리(대항력·우선변제권)를 지켜야 한다고 변호사들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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