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죽자"더니... 거가대교서 연인 급소 찌른 20대, 살인미수 구속 송치
"같이 죽자"더니... 거가대교서 연인 급소 찌른 20대, 살인미수 구속 송치
이별 통보 격분, 해상 고가도로 난간에서 바다 추락 시도
'데이트 폭력' 엄벌 촉구 속 살인의 고의와 우발성 법리 분석

거가대교 / 연합뉴스
경남 거제경찰서는 3년가량 교제한 연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 미수)로 20대 남성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이별을 통보한 연인에게 격분하여 인적이 드문 해상 고가도로에서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으며, 법조계는 이 사건을 전형적인 '데이트 폭력'으로 규정하고 살인의 고의 인정 여부와 우발적 범행 주장 타당성에 대한 치열한 법적 공방을 예고했다.
사랑과 증오의 경계, 거가대교서 벌어진 비극
경북 출신인 A씨와 20대 연인 B씨는 3년 교제 끝에 이별 위기에 놓였다. 사건 전날 1박 2일 여행을 위해 거제를 찾은 두 사람은 여행 이튿날 오전, A씨의 차량으로 귀가하던 중 거가대교 갓길에 차를 세웠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5시 50분경 A씨는 B씨의 이별 통보에 격분해 다투던 중 갑자기 흉기를 휘둘렀다.
A씨는 B씨의 얼굴과 목 등 신체의 급소를 흉기로 찌른 것도 모자라, B씨에게 "같이 죽자"고 말하며 대교 난간 밖 바다에 빠뜨리려 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필사적으로 A씨를 뿌리치고 도주하여 지나가는 차량에 도움을 요청하는 데 성공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B씨는 일부 출혈이 있었으나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우발적 범행" vs "살해 의도의 지속"... A씨 주장의 법적 무게는?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가 이별을 통보해 서로 다투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살인의 고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법조계는 범행의 잔혹성과 지속성을 이유로 A씨의 주장이 법정에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흉기 공격 부위와 '미필적 고의'
살인미수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피의자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살해의 목적이 없었더라도, 자신의 행위로 타인의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할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한 미필적 고의만으로도 살인죄가 인정된다.
본 사건에서 A씨가 흉기로 목 부위 등 생명에 직결되는 급소를 공격한 행위는 살인의 고의를 강하게 추정케 하는 정황이다. 대법원 양형위원회 기준상 이처럼 급소를 공격하는 것은 '잔혹한 범행 수법'에 해당하는 가중 요소로 작용한다.
바다 추락 시도는 '확정적 살해 의도'
흉기 공격 후 대교 난간 밖 바다에 빠뜨리려 한 A씨의 추가 행위는 순간적인 격분에 의한 우발적 범행이라기보다는 피해자의 사망을 확실히 하려는 살해 의도의 지속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거가대교는 해상 고가도로로, 이 곳에서 추락할 경우 익사 가능성이 극히 높아 사망 결과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는 점 또한 A씨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같이 죽자"는 발언 역시 동반자살을 가장한 살인의 의도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데이트 폭력 엄벌 기조 속 예상되는 양형
법원은 최근 이별 통보에 따른 '데이트 폭력' 범죄에 대해 엄정한 처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A씨의 범행은 대법원 양형기준상 살인범죄 중 '보통 동기 살인(제2유형)'에 해당한다.
불리한 정상
- 잔혹한 범행 수법: 급소 공격과 추가 살해 시도
- 범죄 동기: 이별 통보에 대한 분노로 인한 데이트 폭력
- 피해자의 고통: 신체적 상해와 극심한 정신적 충격 및 공포
유리한 정상
- 미수에 그침: 피해자가 도망쳐 사망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고 상해가 비교적 경미함
- 범행 자백: 범행을 시인함
- 초범 가능성: 20대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초범일 가능성
유사 판례들을 참고하면,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와 피해자의 처벌 의사가 핵심 양형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징역 3년에서 5년 정도의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으며, 계획적 범행으로 인정되거나 반성이 부족할 경우 형량은 더욱 가중될 수 있다.
법원은 A씨의 우발적 범행 주장을 제한적으로만 인정할 가능성이 크며, 흉기 소지 여부와 범행의 지속성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최종적인 양형을 결정할 전망이다.
아울러 법원은 A씨의 재범 위험성을 고려하여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선고할지 여부도 함께 검토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