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제대 후 '여호와의 증인' 신자 돼 예비군 불참…벌금, 벌금, 벌금, 벌금, 무죄
군 제대 후 '여호와의 증인' 신자 돼 예비군 불참…벌금, 벌금, 벌금, 벌금, 무죄
예비군 6차례 불참에 1~2심서 잇따른 벌금형 받았지만
대법원 거쳐 파기환송심까지⋯재판만 4년 넘게 받으며 무죄로

군 제대 후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돼 예비군 훈련을 6차례 거부했다가 벌금형을 받았던 30대 남성이 4년 넘는 재판 끝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군필이 된 후, 20대에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된 남성 A씨. 이후 지난 2017년~2018년 동안 6차례에 걸쳐 예비군 훈련을 거부했는데, 그때마다 재판에 넘겨져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30만~300만원의 벌금이 선고된 1심만 3차례였고, 항소심 재판에서도 '유죄'는 계속 이어졌다.
그런 A씨가 30대가 된 후에야 비로소 무죄를 인정받았다. 지난해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다시 판결하라"며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내면서다.
이에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서부지법 형사제2항소부(재판장 부상준 부장판사)는 예비군법·향토예비군 설치법 위반 혐의를 받아온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앞서 A씨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던 원심 4건도 모두 파기했다. 2017년 말, 첫 재판이 시작된 이후 약 4년 만이다.
이 사건 A씨는 지난 2011년 군 복무 당시만 해도 종교가 없었다. 그러다 군대를 전역한 후 뒤늦게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됐다.
그리고 정식 신도가 된 후부터 모든 예비군 훈련을 거부했다. 그에겐 벌금형이 선고됐다. 그런데 A씨 재판이 한창 진행되던 2018년부터 법조계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흐름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2018년 6월, 헌법재판소는 "대체복무 제도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규정은 헌법불합치"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같은 해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도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 거부는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놨다.
결국 A씨는 지난 2018년 대법원에 상고했고, 지난해 1월 무죄 취지 판결을 받아냈다. 대법원은 "A씨가 향토예비군 훈련 등을 거부한 것은 종교적 신념에 기초한 것"이라며 "이는 병역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짚었다. 그리곤 원심인 서울서부지법에 "법리를 오해해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돌려보냈다.
결국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A씨가 2018년 헌재 결정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전부터 일관되게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예비군 훈련을 거부했다"면서 "형사 처벌 위험을 잘 알면서도 이를 감수하고 계속 훈련 불참 의사를 유지한 점은 확고한 종교적 신념에 따른 것"이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더욱이 "A씨는 21개월 군 복무를 모두 마친 상태에서 예비군 훈련만 거부했다"며 "징병제나 군대조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등 진정한 양심과 관련 없는 병역 기피와는 다르다"고 판시 이유를 밝혔다.
다만, A씨의 재판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이번 판결이 나온 후 검찰이 재상고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A씨는 한 번 더 대법원 재판을 받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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