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중 행인 공격한 고양이, 주인에 벌금 30만원⋯ 법원 "고양이에게도 목줄 채웠어야"
산책 중 행인 공격한 고양이, 주인에 벌금 30만원⋯ 법원 "고양이에게도 목줄 채웠어야"
고양이로 인한 전치 2주의 가벼운 상처⋯법원의 단호한 '유죄' 판결

산책 중 행인을 할퀸 고양이의 주인에게 '목줄을 매는 주의의무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금형이 선고됐다. 해당 이미지는 기사와 무관한 참고용 이미지. /게티이미지코리아
지난해 여름, A씨는 자신이 키우던 고양이를 데리고 동네 산책에 나섰다. 평소에도 고양이와 함께 산책을 즐겼고, 매번 얌전했던 터라 '목줄'을 채우진 않았다.
그런데 그날은 사고가 생겼다. 길을 걷던 A씨의 고양이 옆으로 차량이 '쌩' 지나가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A씨의 고양이는 앞에서 마주 오던 행인 B씨에게 달려들어 그대로 B씨의 허벅지를 발톱으로 할퀴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로 인해 B씨는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다.
이에 A씨는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됐다. 고양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과실로 상해가 발생했다는 혐의였다. A씨는 재판에서 자신의 과실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유죄판결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A씨는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가 다른 사람을 해치지 물거나 할퀴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할 주의의무를 게을리했다"며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와 함께 산책하던 고양이가 지나가는 차량에 놀라고 흥분해 갑자기 B씨에게 달려든 것이라 하더라도, 고양이를 키우는 A씨는 이러한 고양이 습성을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목줄을 제대로 채우지 않은 것은 A씨의 과실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서 고양이에게도 산책 시 목줄을 채울 필요성이 있다고 확실히 선언했다.
판결문을 보면 A씨의 과실치상 혐의를 인정하는 결정적 요소로 "목줄의 길이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두 차례나 언급했다. 즉, 고양이에게 목줄을 채우지 않았다는 것을 문제라고 본 것이다.
고양이에 목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8년 대법원까지 갔던 사건이 있었다. 당시 재판부는 기르던 고양이가 행인의 다리를 할퀴어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로 기소된 C씨에 대해 벌금 100만 원 형을 확정했다.
C씨는 "고양이를 가두거나 목줄로 묶어 관리할 의무까지는 없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을 대법원까지 가져갔지만, 원심의 유죄판결을 뒤집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