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차량 벌써 4400대⋯올가을 중고차 구매한다면 계약서에 꼭 써놔야 할 '두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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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 차량 벌써 4400대⋯올가을 중고차 구매한다면 계약서에 꼭 써놔야 할 '두 가지'

2020. 08. 10 18:33 작성2020. 08. 12 12:12 수정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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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일째 이어지는 장마에⋯최근 한 달 사이 자동차 4400대 '물에 잠겼다'

"무사고 차량으로 둔갑해 쏟아질 것"이라는 우려 나오는데

변호사들 "나라면 이렇게 구매할 것"이라며 공개한 특약 조건 2가지

10일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의 100여대의 차량이 지하주차장을 매운 물이 이틀 만에 빠져 진흙이 잔뜩 묻은 차량의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연합뉴스

4400대. 역대급 비 피해로 지난 한 달간 물에 잠긴 자동차 숫자다. 추정 손해액 역시 417억원을 넘어섰다. 12개 손해보험사에 집계된 것만 해도 이 정도라 실제 피해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올가을 중고차 시장은 믿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침수됐던 차량이 멀쩡한 척 중고 시장에 쏟아질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실제 인터넷상에는 대응책이 활발히 공유되고 있지만 대부분 "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겨보라"는 식의 자구책에 그친다.


법률 전문가인 변호사들에게 "당신이 올가을 중고차를 사야 한다면, 어떻게 대책을 세우겠느냐"고 물어봤다. "계약서에 써놓으면 좋을 내용이 두 가지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변호사들이 공개하는 중고차 구매할 때 '눈 뜨고 코 베이지 않는 방법'

변호사들은 계약서에 우선 '특약사항'을 담아두고, 별개로 '위약벌 조항'도 추가하는 게 좋다고 했다.


①계약서에 '특약사항'을 담아두세요

우선 특약사항의 예는 이런 식이다.


"판매자가 알려주지 않은 사고(침수 포함)사실이 나중에라도 밝혀지면, 구매자는 배상받는다."


지난달 30일 내린 폭우로 대전 서구 정림동 한 아파트 주차장이 물에 잠겼다. 주차 차량이 모두 침수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내린 폭우로 대전 서구 정림동 한 아파트 주차장이 물에 잠겼다. 주차 차량이 모두 침수돼 있다. /연합뉴스


법무법인 세창의 추선희 변호사는 "쌍방(구매자와 판매자)이 합의해 정했다면 해당 특약은 효력이 인정될 것"이라며 "일반 민사거래는 사적자치(私的自治⋅개인 간의 법률관계는 개인 각자에게 맡긴다는 원칙)의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법률사무소 한길로의 박종현 변호사도 "특약사항이 없더라도 민법상 보상을 요구할 수 있긴 하지만 다시 한번 (확실하게) 기재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했고, 법무법인 세창의 이명현 변호사도 "특약사항에 구체적인 내용을 명시한다면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신&유법률사무소의 장주용 변호사가 구체적인 내용을 소개했다. 장 변호사는 "판매자가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를 대비해 계약서에 포함시켜야 할 내용이 두 가지 있다"고 밝혔다.


판매자가 '침수차량이기 때문에 싼 값에 팔았다'고 할 수 있으므로 "침수차량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이 들어가야 하고, 손해배상 범위에 대한 다툼을 줄이기 위해 "매매계약을 무효화한다"는 내용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완성된 구체적인 예는 다음과 같았다.


"추후 판매자가 고지하지 않은 중대한 사고(침수사고 포함)가 있었던 것으로 판명될 경우 구매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고, 이 경우 본 매매계약이 소급해서 무효로 되며, 판매자는 매매대금을 반환해야 한다.'


②'위약벌 조항'을 넣어두세요

여기에 "배상을 수월하게 받아내려면 '위약벌 조항'을 담아두는 것도 방법"이라고 변호사들은 말했다.


추선희 변호사는 "계약서에 '위약벌 조항'을 적어두는 것을 권한다"며 "나중에 침수 차량으로 밝혀질 경우 위약벌로 '얼마 이상의 금액을 지급한다'는 특약을 적어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매자가 침수 차량 여부를 속이는 등 계약을 어긴 경우 져야 할 책임을 규정하는 것이다. 위약벌은 위약금과 달리 법원 판단에 따라 감액할 수 없는 강력한 효력이 있다.


법률 자문
'법무법인 세창'의 추선희 변호사, '법률사무소 한길로'의 박종현 변호사, '법무법인 세창'의 이명현 변호사, 신&유법률사무소의 장주용 변호사./ 로톡DB


'제3의 전문 서비스센터'에서 다시 한 번 점검해보는 것도 방법

보험개발원의 '카히스토리' 사이트에서 차량 침수 여부를 조회해보는 것도 방법이지만, 변호사들은 "이것만으로 안전하다고는 볼 수 없다"고 했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자비로 수리한 경우, 기타 번호판을 바꾸는 경우 등은 여기서 확인되지 않기 때문이다.


확실한 방법은 "전문 서비스센터의 확인을 거치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변호사들은 조언했다. 실제 감쪽같이 무사고 차량으로 둔갑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그렇다"고 했다.


박종현 변호사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함께 근처 차량 서비스센터로 이동하여 자동차의 상태 및 고장 여부를 점검한 뒤 계약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서울의 이장우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계약서를 쓸 때 정비업체 등의 확인서를 계약서에 첨부하는 게 안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구매자가 있는 자리에서 제3자 입장에 있는 정비업체의 확인을 받는 게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상 범위는 '차량 수리비'에서 '환불' 까지

침수 차량인 점이 뒤늦게 확인될 경우. 이때 구체적인 배상금액의 범위는 '어느 정도'가 될까.


지난 9일 광주 북구 신안동 한 아파트에서 전날 집중호우로 신안교가 범람하며 침수된 지하주차장의 배수 작업이 이틀째 이루어지는 가운데 물에 잠긴 일부 차량이 보인다. /연합뉴스
지난 9일 광주 북구 신안동 한 아파트에서 전날 집중호우로 신안교가 범람하며 침수된 지하주차장의 배수 작업이 이틀째 이루어지는 가운데 물에 잠긴 일부 차량이 보인다. /연합뉴스


'변호사박생환법률사무소'의 박생환 변호사는 "침수 여부를 알리지 않은 건 계약상 중요 부분의 착오에 해당하므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며 "구매금액 전체에 대한 환불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박종현 변호사는 "침수로 인한 피해가 막대하고 심하다면 '환불'이 가능하겠지만, 반대로 미약하다면 '차량 수리비' 정도가 될 것"이라고 했다.


법무법인 최선의 이준상 변호사는 "보통은 수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 상당액 정도가 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추선희 변호사와 이장우 변호사도 의견을 같이 했다.


이명현 변호사도 "수리가 가능하다면 수리비 및 수리 기간의 동급차량 렌트비 정도"라고 했다.


다툼의 여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역시 처음부터 계약서에 "배상 범위를 '판매금액 기준으로 한다'고 정해두는 게 좋다"고 이장우 변호사는 밝혔다.


법률 자문
'법무법인 서울'의 이장우 변호사, '변호사박생환법률사무소'의 박생환 변호사, '법무법인 최선'의 이준상 변호사. /로톡DB
'법무법인 서울'의 이장우 변호사, '변호사박생환법률사무소'의 박생환 변호사, '법무법인 최선'의 이준상 변호사. /로톡DB


이준상 변호사 역시 "'지급한 금액을 원상으로 반환한다'고 기재해두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했고, 이명현 변호사도 "손해배상 범위 등을 명시해두는 게 좋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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