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화를 못 참은 아내의 뺨 한 대 vs 아내와 갓난아기 버린 남편의 두 번의 가출
순간의 화를 못 참은 아내의 뺨 한 대 vs 아내와 갓난아기 버린 남편의 두 번의 가출
만삭 아내 두고 가출, 출산 5일 만에 또 경찰 신고 후 이혼소송
변호사들 "남편의 부양·협조 의무 위반이 더 큰 파탄 책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남편의 뺨을 때리자, 남편은 아내를 경찰에 신고했다. 갓 태어난 아기가 곁에 있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집을 나가버렸다. 스물두 살 동갑내기 부부의 짧은 결혼 생활이 파국으로 치닫는 순간이었다.
친구의 소개로 만나 아이가 생기면서 서둘러 결혼한 이들의 시간은 다툼으로 얼룩졌다. 이제 법정에 서게 된 두 사람, 법원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만삭 아내 두고 가출, 출산 후엔 뺨 맞자 경찰 신고
갈등은 아내가 만삭이었을 때부터 극에 달했다. 사소한 다툼 끝에 남편은 "이혼하자"며 집을 나갔다. 홀로 남겨진 아내가 "나 죽는 꼴 보고 싶냐?"는 문자를 보내자, 남편은 112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얼마 뒤 양수가 터져 병원으로 실려 가는 위급한 순간에도 남편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아내의 어머니가 "곧 제왕절개 수술에 들어간다"고 알리고 나서야 남편은 병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진정한 비극은 출산 5일 만에 찾아왔다. 몸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한 아내와 갓난아기를 앞에 두고 또다시 다툼이 벌어졌다. 아내가 감정을 참지 못하고 뺨을 때리자, 남편은 두 번째로 경찰을 불렀다. 그리고는 그대로 집을 나가 모든 경제적 지원을 끊고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뺨 때린 아내가 유책" vs "가출한 남편 책임 커"
남편이 먼저 소송을 걸어오면서 아내는 '유책배우자'로 몰릴 위기에 처했다. 뺨을 때리고 극단적 선택을 암시한 자신의 행동이 마음에 걸린다.
하지만 2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출연한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안은경 변호사는 "남편의 책임이 더 크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안 변호사는 "사연자도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 책임이 있지만, 남편은 만삭의 아내를 배려하지 않고 가출했으며, 출산 직후의 아내와 아이를 두고 또다시 집을 나갔다"고 지적했다. 이는 부부간의 기본적인 동거·부양·협조 의무를 저버린 행위로, 더 큰 파탄 원인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내 역시 남편을 상대로 이혼 소송(반소)을 제기할 수 있다.
위자료 청구도 가능하다. 다만 남편이 어리고 특별한 재산이 없는 점, 혼인 기간이 짧은 점 등이 고려돼 1,000만 원 내외의 금액이 예상된다.
남편이 일방적으로 해지한 계약금, 돌려받을 수 있나
현실적인 문제는 돈이다. 남편은 아내와 상의 없이 이사 가려던 빌라 계약을 해지하고, 아내가 냈던 계약금 900만 원마저 돌려주지 않고 있다. "중개수수료와 대출 이자를 빼면 줄 돈이 없다"는 게 남편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안 변호사는 "남편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해 발생한 부동산 중개수수료까지 아내가 부담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부부 공동생활과 무관한 지출이라는 이유다.
다만, 보증금 마련을 위해 받은 대출 이자 등은 공동생활비로 볼 수 있어 일부 공제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900만 원 전액을 돌려받긴 어렵겠지만, 부당하게 공제된 부분은 다툴 수 있다.
이 외에 남편이 혼수 마련을 위해 대출받은 1,000만 원과 아내가 가전제품을 환불받아 보관 중인 돈 모두 부부 공동재산으로 보고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된다.
당장 살길 막막한데⋯소송 중 양육비 받는 법
학생 신분으로 갓난아기를 홀로 키워야 하는 아내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양육비다. 안 변호사는 "남편이 집을 나간 후부터 지급하지 않은 과거 양육비와 앞으로의 장래 양육비 모두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혼 소송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소송 중에 임시로 양육비를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다. 바로 '사전처분' 신청이다. 이를 통해 법원으로부터 남편이 매달 지급해야 할 임시 양육비 결정을 받아내면, 당장의 어려움을 일부 해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