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집회서 조합원 3명 사상, 기사엔 살인죄…격분한 동료 조합원엔 특수공무집행방해
화물연대 집회서 조합원 3명 사상, 기사엔 살인죄…격분한 동료 조합원엔 특수공무집행방해
살인죄 인정되면 최대 사형·무기징역

'화물연대 사망 조합원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촉구 결의대회'가 열린 21일 오후 경남 진주시 정촌면 BGF로지스 진주센터 주변에 전날 발생한 차 사고의 화물차가 주차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20일, 경남 진주 정촌면의 CU 물류센터 앞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화물연대 집회 현장에서 대체배송을 하던 비조합원 40대 A씨의 화물차가 조합원 3명을 그대로 덮친 것이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동료의 참혹한 죽음을 목격한 60대 B씨 등 조합원 2명은 격분했다. 이들은 노조 차량을 몰고 물류센터 바리케이드를 향해 돌진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관이 다쳤다.
경찰은 운전자 A씨에게 '살인' 혐의를, 조합원 B씨 등에게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해 양측 모두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살인 의도 없었다"는 운전자⋯경찰이 '미필적 고의' 적용한 이유
운전자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현장이 혼란스러워 빨리 빠져나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고의성을 전면 부인했다. 사람을 죽일 의도는 없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경찰은 단순 과실이 아닌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살인죄가 성립하려면 사람을 죽이겠다는 명확한 고의가 있어야 하지만, 법원은 '미필적 고의'만으로도 살인죄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실제 법원은 가해자의 진술보다는 당시의 상황과 외부로 드러난 행동을 기초로 판단한다.
경찰은 A씨가 차량을 막아서는 피해자들을 분명히 보고도 주행을 멈추지 않은 점, 당시 현장 영상과 전자식 운행기록장치(DTG) 분석 결과를 근거로 그가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차를 몰았다고 봤다.
결국 법원이 이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느냐에 따라 A씨의 운명은 최대 사형이나 무기징역까지 가능한 살인죄가 될지, 상대적으로 형량이 가벼운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으로 적용될지 갈리게 된다.
"눈앞에서 동료가 죽었는데" 항변하는 노조⋯'정당행위' 인정될까
반면, 화물연대 노조 측은 조합원 B씨 등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이 기계적이고 과도한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눈앞에서 죽음을 목격한 감정적 충격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법의 잣대는 냉정하다. 경찰이 이들에게 적용한 혐의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 등이다.
단순한 공무집행방해가 아니라 위험한 물건(차량)을 이용해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경찰관)을 다치게 했을 때 성립하며, 벌금형 없이 오직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지는 무거운 범죄다.
노동조합법은 노조의 정당한 쟁의행위에 대해 형사처벌을 면제해 주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이나 파괴행위는 정당한 행위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차량으로 바리케이드를 부수고 경찰을 다치게 한 행동은 정당방위나 정당행위로 인정받기 어렵다. 적법하게 현장을 통제하던 경찰을 향한 물리력 행사는 엄연한 위법이기 때문이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엉킨 비극, 책임의 무게는
물론 법적 책임의 크기는 명확히 다르다. A씨의 행위는 1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2명을 다치게 한 돌이킬 수 없는 중대 범죄다. 그 어떤 정당화 사유도 찾기 힘들며, 살인죄가 인정될 경우 가장 무거운 형벌을 피하기 어렵다.
반면, 조합원들의 물리력 행사는 법적으로 처벌 대상이 맞지만 그 원인이 참작될 여지가 있다.
법원은 과거 유사한 집회 시위 사건에서 "동료의 억울한 죽음이라는 극도의 감정적 충격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범행"이라는 점을 양형에 긍정적으로 반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