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히 돈 필요하다” 말에 100번에 걸쳐 9천만원 보내줬는데, 돌아온 건 7만원 뿐
“급히 돈 필요하다” 말에 100번에 걸쳐 9천만원 보내줬는데, 돌아온 건 7만원 뿐
전문가들 “전형적 사기, 형사고소로 압박 후 민사소송 병행해야…자산 동결 위한 가압류 시급”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2024년 2월, A씨는 인터넷을 통해 B씨와 인연을 맺었다. 친분이 쌓인 뒤 B씨는 “급히 돈이 필요하다”며 금전적 도움을 요청했고, ‘자신 소유 원룸의 권리사용권’을 담보로 내세워 안심시켰다.
이를 믿은 A씨는 2024년 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1년 넘게 C씨(‘삼촌’이라 소개)의 계좌로 총 100회, 9,000만이 넘는 돈을 송금했다. B씨는 “내 계좌는 출금이 막혀 있다”는 황당한 이유로 타인 명의의 계좌를 사용하도록 했다.
그러나 약속된 변제일인 2025년 4월 17일, A씨의 통장은 고요했다. B씨는 연락을 피하기 시작했고, 불안감에 휩싸인 A씨는 B씨가 담보라던 원룸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해당 부동산은 B씨가 아닌 전혀 다른 제3자의 소유였다.
A씨가 이를 추궁하자 B씨는 “기획부동산을 통해 팔아야 한다”는 등 궤변만 늘어놓았다. 거듭된 변제 요구 끝에 B씨는 2025년 5월, 고작 7만 원을 카카오페이로 보낸 뒤 모든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돈 받은 ‘삼촌’의 정체, 단순 명의대여 아닌 공범?
법률 전문가들은 이 사건이 단순 채무 불이행이 아닌 명백한 ‘사기’라고 지적한다. 특히 돈을 받은 ‘삼촌’ C씨의 역할이 수사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100회 넘게 자신의 계좌가 범행에 사용되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제공하고 관리한 정황은 단순한 명의대여를 넘어선다.
더든든 법률사무소 조수진 변호사는 “100회 이상 반복적인 계좌 사용을 알면서도 제공한 것은 고의적인 범행 가담으로 볼 수 있다”며 “두 사람 모두를 사기죄의 공동정범(함께 범죄를 저지른 공범)으로 고소해야 수사 과정에서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9천만원 되찾을 길, 전문가들의 ‘투 트랙’ 전략은?
A씨는 다행히 금전소비대차계약서, 100회가 넘는 송금 내역, 허위 담보 관련 증거, 카카오톡 대화 등 사기 혐의를 입증할 강력한 증거를 대부분 확보했다. 전문가들은 피해 회복을 위해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동시에 진행하는 ‘투 트랙’ 전략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첫 번째 트랙은 ‘형사고소’를 통한 압박이다. 덕명 법률사무소 현창윤 변호사는 “신속한 형사고소는 채무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줘 합의를 통해 피해를 회복할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사기죄 유죄 판결을 받아두면, 가해자가 개인회생이나 파산을 신청해도 해당 채무는 면책되지 않아 끝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결정적 조언을 덧붙였다.
두 번째 트랙은 ‘민사소송’을 통한 실질적 재산 확보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형사 고소와 별도로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동시에 가압류(재산을 임시로 묶어두는 조치) 신청으로 피고소인들의 재산을 동결시켜야 한다”며 “이미 잠적한 만큼 재산 은닉 가능성에 반드시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다만 법무법인 한원의 조훈목 변호사는 “고소장에서 ‘왜 담보물을 사전에 확인하지 않았는지’, ‘왜 타인 명의 계좌로 송금했는지’ 등 수사기관이 가질 의문점을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단순 채무 문제로 종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A씨의 싸움은 단순히 돈을 되찾는 것을 넘어, 한 사람의 믿음을 짓밟은 대가를 묻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과정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