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옥살이→요절… 국가가 빼앗은 26세, 마침내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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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옥살이→요절… 국가가 빼앗은 26세, 마침내 무죄

2025. 10. 30 18:06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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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강압 수사' 국가배상

故윤동일 사건, 5억 배상금으로 풀리나

이춘재가 증언한 법정 / 연합뉴스

'이춘재 연쇄살인' 9차 사건 용의자로 몰려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고 26세 젊은 나이에 숨진 故 윤동일 씨가 33년 만에 누명을 벗었다.


수원지방법원 형사15부는 2025년 10월 30일 윤 씨의 강제추행치상 사건 재심 선고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경찰에서 한 자백은 불법 구금과 강압 수사로 인한 정황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신빙성이 없다"고 판시하며, "많이 늦었지만 이미 고인이 된 피고인이 명예를 회복하고 많은 고통을 받았을 유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검찰도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무죄를 구형하며 "오랜 시간 불명예를 안고 지낸 피고인과 그 가족에게 사죄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이날 재판에 참석한 윤 씨의 친형은 "동생도 홀가분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앞서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이춘재 8차 사건' 재심 무죄 판결의 윤성여 씨도 참석해 고인의 명예회복을 축하했다.


억울 옥살이와 26세 요절... 국가의 위법한 수사 행위가 낳은 비극

故 윤동일 씨 사건은 경찰 수사기관의 위법한 강압 수사가 만들어낸 비극이다.


윤 씨는 1991년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1992년 판결이 확정됐다.


당시 그는 이춘재 살인사건 9차 사건의 용의자로도 몰렸으나, 피해자 교복에서 채취된 정액과 윤 씨의 혈액 감정 결과가 일치하지 않아 살인 혐의는 벗었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조작된 별도 사건인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윤 씨를 기소했다는 것이 윤 씨 측의 주장이다. 윤 씨는 이 사건으로 수개월간 옥살이를 해야 했고, 집행유예 선고로 출소한 이후 암 판정을 받고 투병 끝에 26세이던 1997년에 사망했다.


이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2022년 12월,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불법체포·가혹행위·자백 강요·증거 조작 및 은폐 등 불법적인 행위가 있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히면서 이 사건의 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법원은 이를 토대로 지난해 7월 재심 개시를 결정했고, 1992년 유죄 확정 판결 후 33년 만에 무죄가 선고됐다.


유족이 국가에 청구한 5억 원 손해배상, 법원의 판단은?

윤 씨의 유족은 이미 2023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국가를 상대로 5억여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재심 무죄 판결이 확정되면서 이 소송은 이제 본안 심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법조계는 유족 측의 승소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다.


재판부가 무죄 판결에서 수사기관의 불법 구금과 강압 수사를 명확히 인정한 만큼,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1. 국가배상책임 성립 가능성

법원은 진실화해위의 진실규명 결정과 재심 무죄판결을 근거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배상법에 따라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때에는 국가가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특히, 수사기관의 불법체포, 가혹행위, 증거 조작 등은 국가배상법상의 위법행위에 명백히 해당하며, 이는 윤 씨의 억울한 유죄 확정 및 구금 등의 손해와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일관된 입장이다.


2. 소멸시효 항변은 '권리남용'으로 배척될 듯

국가가 "손해를 안 날부터 3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할 가능성이 있지만, 법원은 이를 권리남용으로 배척할 가능성이 높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국가기관의 위법행위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 재심 무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피해자가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본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국가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않는다.


윤 씨의 유족은 재심 무죄판결 확정일(2025. 10. 30.) 이전에 이미 2023년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므로, 소멸시효 항변은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3. 예상 손해배상액과 '형사보상'과의 관계

법원은 손해배상액 산정 시 ▲불법행위의 중대성 (강압수사, 증거조작), ▲윤 씨가 겪은 구금 기간 및 정신적 고통과 26세의 젊은 나이 사망이라는 극심한 피해, ▲가족들이 겪은 사회적 낙인과 정신적 고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전망이다.


유사 사례를 참고할 때, 윤 씨 본인에 대한 위자료와 더불어 가족들에 대한 고유 위자료가 상당한 금액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불법행위가 발생한 시점(1991년)부터 변론종결 시점까지 장기간이 경과하여 위자료 산정 기준이 현저히 변동한 점도 고려되어 위자료 증액의 요인이 된다.


한편, 유족은 손해배상청구와 별도로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에 따른 형사보상 청구도 가능하다.


사망한 피해자에 대한 무죄재판이 확정된 경우 상속인이 무죄재판 확정일로부터 3년(혹은 무죄재판 확정된 때부터 5년) 이내에 형사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형사보상금을 먼저 받은 경우 이는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되지만, 형사보상 결정 확정일로부터 6개월 내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면 소멸시효 항변을 막을 수 있는 특례가 인정된다.


현재 유족은 이미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지만, 형사보상 청구 역시 병행하여 진행할 수 있다.


유족 "국가로부터 위로받으면 좋겠다"... 재발 방지 위한 노력 지속되어야

故 윤동일 씨의 무죄 판결은 개인의 명예를 회복한 것을 넘어, 국가기관의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인해 발생한 과거사 희생자들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박준영 변호사는 "국가로부터 큰 피해를 본 분들이 충분히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권리 행사를 못 하는 여러 사정이 안타깝다"며 "이 사건 결과를 지켜보는 다른 피해자분들이 계신다면 도움을 받아 국가로부터 위로받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 조사와 재심을 통해 무죄의 진실이 밝혀진 만큼, 유족들이 제기한 국가배상 소송을 통해 억울하게 희생된 고인과 그 가족들에게 합당한 위로와 배상이 이루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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