홧김에 쓴 악플 1줄, "감정적으로 썼다" 자백이 부른 비극
홧김에 쓴 악플 1줄, "감정적으로 썼다" 자백이 부른 비극
3년 전 망한 머리 리뷰, 되레 '업무방해' 고소 위기

3년 전 경험에 "최악"이라는 후기를 남긴 소비자가 미용실로부터 업무방해로 법적 대응 예고를 받았다. / AI 생성 이미지
3년 전 망친 머리가 떠올라 홧김에 “최악의 경험”이라는 리뷰를 남겼다가 미용실로부터 ‘업무방해’로 법적 대응을 예고받은 한 소비자의 사연이 전해졌다. 황급히 리뷰를 삭제하고 사과했지만, 미용실은 ‘실질적 보상’을 요구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법률 전문가들은 리뷰 자체보다, 사과 과정에서 무심코 내뱉은 “감정적으로 썼다”는 한 마디가 오히려 족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3년 묵은 분노, 리뷰 한 줄로 터져 나오다
사건은 A씨가 3년 전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았던 미용실을 네이버 예약 플랫폼에서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순간적으로 화가 치민 A씨는 “지맘대로 펌하고 머리 망함. 최악의 경험임. 가지마세요”라는 리뷰를 남겼다.
그러나 후폭풍은 생각보다 거셌다. 바로 다음 날, 해당 미용사로부터 “객관적이지 않은 내용으로 가게 업무를 방해했다”며 사과와 함께 ‘실질적인 보상안’을 요구하는 연락이 왔다. 깜짝 놀란 A씨는 즉시 리뷰를 삭제하고 사과했지만, 보상 요구에는 응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돌아온 것은 “법적 절차로 진행하겠다”는 차가운 답변이었다.
"스스로 허위임을 인정한 꼴"…변호사들의 경고
상황을 악화시킨 것은 A씨가 미용사와의 대화에서 무심코 했던 발언이었다. 그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감정적으로 리뷰를 했다’, ‘객관적인 자료는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변호사들은 이 발언이 법적 분쟁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윤준기 변호사는 "대화 과정에서 '감정적으로 리뷰를 했다',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고 한 부분이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리뷰 내용의 허위성을 스스로 인정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지적했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 역시 "본인이 객관적 자료가 없으며 감정적으로 작성했음을 시인한 대화 기록은 상대측에 유리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라며 A씨의 발언이 불리한 증거로 쓰일 가능성을 경고했다.
'최악의 경험' 후기, 정말 처벌받을까?
그렇다면 A씨의 리뷰는 실제로 범죄가 될까? 법률 전문가들은 실제 경험에 기반한 소비자 후기는 폭넓게 보호받지만, 표현 방식과 내용에 따라 판단이 갈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게시글이 사실 적시로 평가되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사실/허위)이나 민사상 손해배상 주장이 문제될 수 있으나, 소비자 이용후기 성격이 강하면 ‘비방 목적’이 쉽게 인정되지 않거나 위법성이 조각될 여지도 있습니다"라고 설명하며, 사실 적시 여부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반면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는 소비자의 후기가 공익적 목적을 가질 경우, 표현이 다소 과격하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명예훼손이나 업무방해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법무법인 청목 김정호 변호사는 A씨의 글 내용과 관련,"마치 해당 미용실이 작성자의 동의 없이 펌을 시술한 것처럼 기재되어 있는데, 만약 그러한 사실이 없다면 해당 부분은 명예훼손에서의 허위사실 내지는 업무방해에서의 위계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라며, 글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면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법적대응 예고에 대처하는 법…"섣부른 대응은 금물"
전문가들은 A씨가 이미 리뷰를 삭제하고 사과한 만큼, 더 이상의 감정적 대응을 멈추고 법적 절차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는 "지금 단계에서는 추가 통화나 감정적 대화는 줄이고, 상대방의 요구가 있으면 '요구 내용과 근거, 손해 내역을 문서로 달라'는 방식으로만 대응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3년 전의 일이라도 당시 상황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 확보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쉴드 이승현 변호사는 실제 고소가 이뤄질 경우를 대비해, "형사 고소나 경찰 연락이 오면 '개인적 경험에 대한 평가였고, 허위 유포 의도 없었으며, 곧바로 삭제·사과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설명하시고, 진술서 준비와 출석은 경험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섣부른 추가 사과나 보상 제안보다는,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법률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차분히 대응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