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고추 서리 말고"…상간녀에 '고추다발' 보낸 아내의 최후
"남의 고추 서리 말고"…상간녀에 '고추다발' 보낸 아내의 최후
불륜 알리고 싶었던 아내, 주거침입·모욕죄로 처벌받았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남편의 불륜에 분노해 상간녀의 집과 직장에 찾아가 '불륜녀' 스티커와 '고추다발'로 복수한 아내가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복수심은 이해하지만, 그 방법이 법의 테두리를 넘었다고 판단했다.
사건의 시작은 2023년 1월, 아내 A씨가 남편 B씨의 휴대전화에서 직장 동료 C씨와의 불륜 사실을 확인하면서부터다. A씨는 남편에게 관계를 정리하라고 요구했지만, 불륜은 3개월 넘게 이어졌다. 결국 격분한 아내는 '주변에 불륜 사실을 알려 수치심을 느끼게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A씨의 복수는 치밀했다. 2023년 4월 19일, C씨가 사는 오피스텔을 찾아가 이웃이 공동현관문을 여는 틈을 타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미리 준비한 '불륜녀'라고 적힌 지름 10cm의 스티커 36개를 C씨의 현관문과 인터폰에 붙였다.

복수극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A씨는 같은 날 저녁, 한 꽃집을 찾아가 특별한 '꽃다발'을 주문했다. 바로 초록색 고추를 묶어 만든 '고추다발'이었다. 다발에는 "C 니가 좋아하는 걸로 준비했어, 남의 고추 서리 말고 이거 먹어!"라는 섬뜩한 메시지가 적힌 리본도 함께였다.
이 '고추다발'은 다음 날 오전, 퀵서비스를 통해 C씨의 회사 정문 앞으로 배달됐다. 여러 직원이 출입하는 장소에서 C씨는 '남의 가정을 파탄 낸 문란한 여자'라는 낙인이 찍힌 셈이다.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정종륜 판사는 A씨의 행위에 주거침입, 모욕, 명예훼손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한 후 출입문 등에 스티커를 부착하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모욕하고, 회사에 메시지리본 등을 보내 명예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다만 법원은 A씨가 처한 상황을 일부 고려했다. 정 판사는 "범행 동기나 경위를 고려하더라도 죄책이 가볍다고 할 수 없다"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아무런 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한다"고 판단했다.
[참고]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4고정68 판결문 (2024. 7. 25.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