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내가 10년만 젊었어도" 성희롱 공무원 해임은 과하다? 법원, 징계 뒤집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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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내가 10년만 젊었어도" 성희롱 공무원 해임은 과하다? 법원, 징계 뒤집은 이유

2026. 02. 12 13:59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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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법 "유사 사례 대비 과중한 처분"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위법" 판결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17년 차 공무원이 성희롱 발언과 부적절한 신체 접촉 등을 이유로 직장에서 쫓겨났으나, 법원이 이 처분이 지나치게 무겁다며 제동을 걸었다.


비위 사실은 인정되지만, 공무원 신분을 박탈하는 '해임'은 징계권자의 재량권을 넘어선 가혹한 결정이라는 취지다.


청주지방법원 제1행정부(재판장 이성기)는 최근 지방공무원 A씨가 B군수를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 소송(2023구합51798)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하고, A씨에 대한 해임 처분을 취소하라고 명했다.


"손 잡고 싶다" 반복된 성희롱과 욕설... 사건의 전말

지난 2007년 임용되어 지방행정주사로 근무하던 A씨는 2023년 2월, 충청북도 인사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해임 처분을 받았다. 징계 사유는 크게 세 가지였다.


첫 번째는 2021년 초, 같은 팀 직원들과의 사적인 술자리에서 발생했다. A씨는 피해자의 손을 지속적으로 잡고 어깨에 손을 얹는 등 신체 접촉을 하며 "내가 10년만 젊었으면 너를 어떻게든 꼬셨다. 처음 봤을 때부터 느낌이 달랐다"는 발언을 했다. 당시 A씨는 다음 날 사과하며 조심하기로 약속하고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약 1년 6개월 뒤인 2022년 8월, 또 다른 회식 자리에서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A씨는 피해자의 손을 잡으려 시도하며 귓속말로 "예쁘다. 같이 근무해서 좋다. 손 한번 잡아보자"라고 말하는 등 2차 성희롱을 저질렀다.


여기에 더해 2022년 11월에는 면사무소 내에서 피해자에게 다가가며 혼잣말로 "X발"이라고 욕설을 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결국 B군은 성희롱 고충심의위원회와 감사팀 조사를 거쳐 A씨가 공무원의 품위유지 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판단해 해임을 결정했다.


법원 "비위 사실은 인정되나 신분 박탈은 신중해야"

재판의 핵심 쟁점은 A씨의 행위가 공무원 신분을 박탈해야 할 만큼 '심각한 비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하며 공무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했다는 점은 명확히 인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해임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판단했다. 해임은 파면과 함께 공무원에게 가해지는 가장 무거운 징계 중 하나인 만큼, 신분 관계를 더 이상 유지하지 못할 정도의 사정이 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성희롱 발언이 상당한 시간 간격을 두고 단속적으로 2회 이루어졌고, 피해자가 느꼈을 굴욕감이나 혐오감의 정도가 통상적인 성적 언동보다 작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또한 "첫 발언 이후 스스로 조심하려 노력했다는 피해자의 진술 등을 고려할 때, 이를 중과실에 의한 것이라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강제추행도 정직인데... 형평성 어긋난 징계 수위

특히 법원은 충청북도가 최근 5년간 내린 다른 징계 사례와의 형평성을 주요 판단 근거로 삼았다.


법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여직원의 가슴을 누르듯이 두드려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유예를 받은 경우나 동료의 허벅지, 엉덩이 등을 만진 중대한 신체 접촉 사례에서도 대부분 '정직 1~3월'의 처분이 내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회식 후 동료를 모델로 데려가려 한 사례조차 해임에 이르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지방공무원 징계규칙의 양정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A씨의 비위는 '강등 내지 정직' 수준에 해당한다"며 "이 사건 비위가 다른 강제추행 사례들보다 더 무거운 해임으로 처벌되어야 할 만큼 중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결국 법원은 B군이 내린 해임 처분이 징계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고 형평성을 잃은 위법한 처분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번 판결로 A씨는 공직에 복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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