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성매매 녹취록 있으면…상간녀 무죄?
아내 성매매 녹취록 있으면…상간녀 무죄?
부부 책임 대등하면 제3자 면책, 새 판례에 '주목'

대법원이 부부 쌍방의 혼인 파탄 책임이 동등해 위자료 청구가 기각되면, 부정행위에 가담한 상간자에게도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 AI 생성 이미지
아내는 성매매를 인정했고, 남편을 폭행해 처벌까지 받았다. 남편 역시 외도 후 아내가 고소해 형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서로의 잘못이 명백한 '막장 이혼' 소송에서 남편과 부정한 관계를 맺은 상간녀는 책임을 져야 할까?
최근 대법원이 “부부의 혼인 파탄 책임이 대등하다면 상간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복잡하게 얽힌 상간 소송의 해법에 법조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성매매 아내 vs 바람난 남편…끝나지 않는 진실게임
사건의 내막은 치열하다. 아내는 과거 호스트바에 출입하며 성매매를 했다고 스스로 인정했고, 남편은 이 대화를 몰래 녹음해 증거로 냈다. 심지어 아내는 이혼 소송이 제기된 후 남편을 폭행해 처벌받은 전력도 있다.
반면 남편은 상간녀와 모텔에 2차례 출입하고 스킨십 문자를 나눈 정황이 드러났다. 또 아내가 고소한 사건으로 형사 송치됐다. 여기에 비트코인 투자 실패까지 더해졌다.
"화목했다" 사진 증거에 "위자료 뜯으려 용서" 조롱 문자 맞불
치열한 법정 다툼에서 아내는 남편과 다정하게 찍은 사진과 문자를 증거로 제출하며 “원래 우리 부부는 화목했는데 상간녀 때문에 관계가 깨졌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남편 측은 “사진은 박제된 행위일 뿐”이라며 아내가 보낸 끔찍한 조롱 문자를 공개하며 맞서고 있다.
아내는 남편의 성기와 상간녀의 성기를 직설적으로 언급하며 조롱하는가 하면, “상간 위자료를 뜯기 위해 용서하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남편 측은 아내의 성매매, 상습적 유흥, 폭행 등으로 혼인관계는 상간녀가 등장하기 이전에 이미 회복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주장한다. 법원이 누구의 손을 들어 주느냐에 따라 상간 소송의 운명도 갈리게 된다.
"부부 책임 대등하면 상간자도 면책"…대법원의 새 기준
과거 법원은 부부 쌍방의 잘못과 별개로 상간자의 책임을 엄격하게 물었다. 하지만 최근 기류는 바뀌고 있다.
정진열 변호사는 “최근 법원은 과거처럼 횟수나 시기를 기계적으로 따지기보다, ‘실질적으로 누가 혼인을 끝장냈는가’를 본다”며 이번 사안이 쌍방 유책으로 묶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조선규 변호사 역시 “만약 법원이 이 사건에서 혼인관계 파탄에 대한 부부 쌍방의 책임이 대등하다고 판단하여 남편의 아내에 대한 위자료 청구를 기각한다면, 상간자인 지인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도 기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나온 대법원 판결(2023므16678)이 결정적인 기준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의 손해배상의무가 성립하지 않는 이상, 배우자의 부정행위에 가공한 제3자에게도 이혼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즉, 이혼 소송에서 부부의 잘못이 비슷해 위자료가 기각되면, 상간녀 소송 역시 같은 이유로 기각될 수 있다는 새로운 길이 열린 셈이다.
